자식을 학교에 보내고 있는 부모로서
이땅의교육현실에 대해 비탄과 분노를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우리가 학교에 다니던 한 세대 전과 거의 다를바 없는 열악한 교육환경, 교사와 학부모의 인격적 만남을 가로막는 기막힌 교육풍토, 감추고 숨길 것도 없는 상식화된 교육비리 등은 이제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극단적 이기주의와 출세지향주의를 조장하는 입시경쟁위주의 교육으로 끝내는 많은 우리의 자식들이 무력감, 패배감, 열등감에 빠진 나머지 소위 청소년 범죄라는 것을 저질러 인생의 낙오자로 전락해 버리는가 하면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학생들이 해마다 10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국의 중,고등학생 반 수 이상이 자살의 유혹에 빠져본 경험이 있다고 하니 자식을 둔 부모라면 가슴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우리 자식의 미래는 우리 가정의 미래요, 나아가 우리 조국의 미래이기도 하다.
그래서 누구라도 입만 열면 교육을 국가의 백년지대계라고 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한 주체인 우리 학부모들은 이토록 교육이 황폐화될 때까지 과연 무엇을 했단 말인가.
어리석게도 가족이기주의에 눈이 멀어 우리 스스로가 교육황폐화를 재촉하기도 했고 때로는 할 말이 있어도 마치 자식을 학교에 인질로 잡혀놓은 것 같아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한마디 말도 못하고 지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차라리 포기하다시피 체념해버린 교육현장에서 놀랍게도 많은 선생님들이 참교육의 기치를 높이 들고 민족, 민주, 인간화교육을 주장하며 교직원노조를 건설했다. 이는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가소롭게도 걸핏하면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외치는 현 정권은 전교조 가입 선생님들을 의식화교사, 좌경교사 등의 온갖 중상모략으로 몰아붙이며 살인적 탄압을 감행하여 기어이 1700여 선생님들을 교단에서 쫒아내버리고 말았다.
우리에겐 참으로 귀중하고 필요한 선생님들을 미처 우리 손으로 지켜내지도 못한 채, 교육의 제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릴 위기에 직면하게 되어버렸다. 더구나 존경하는 선생님을 잃게 된 학생들의 선생님을 돌려달라는 눈물어린 호소를 폭력, 위협, 감금, 퇴학 등의 비교육적, 반인륜적 처벌로 일관하여 어린 학생들의 가슴에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학부모들의 가슴에는 분노의 불씨를 심어주고 있다. 그 뿐 아니라 당국은 극소수의 무지한 학부모를 선동하여 교육법에 엄연히 위법사항으로 명시된 육성회연합회를 결성케하여 전교조 탄압의 앞잡이로 이용하고 있다.
이는 실로 국민을 얕잡아 우롱하는 처사이고 전국의 모든 학부모들을 모욕하는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는 결코 이런 일에 대해 좌시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너무나 오랫동안 이기주의와 무사안일주의의 깊은 잠 속에서 깨어나지 못했던 우리 학부모들은 이제 눈을 뜨고 교육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우리의 요구
- 01
- 문교부는 참스승을 지키고자하는 어린 학생들의 눈물어린 호소에 폭력이나 퇴학 등의 반인륜적, 비교육적 처벌로 일관하는 행위를 철회하고 처벌학생을 즉각 원상복귀 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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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 전교조 관련 1700여 해직교사를 즉각 복직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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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 문교부는 전교조의 실체를 인정하고 대화에 즉각 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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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 정부는 전교조대책협의기구(청와대, 안기부, 감사원, 기획원, 내무부, 치안본부, 법무부, 문교부, 문공부, 총무처, 서울시 등 11개 기관)를 동원, 전경련, 육성회협의회, 주부교실연합회, 반상회까지 악용, 전 국가 체제를 전교조탄압을 위한 기구로 함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전교조 대책홍보비 45억원을 부족한 교육예산에 투자할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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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결의
- 교육모순을 바로잡고자 떨쳐 일어난 선생님들과 함께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을 위한 참교육 운동에 적극 매진한다.
- 우리는 교사에게 촌지를 바치는 대신 잘못된 교육정책, 입시제도를 고치기 위해 적극 노력한다.
- 우리는 편협된 가족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자녀가 다니는 학교마다, 우리가 사는 지역마다 학부모회를 구성하는데 적극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