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8년 이후 대학입시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부산교육개혁연대 기자회견문 > 대입 개선(안) 확정 발표기일이 임박해지면서 학부모들과 교사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또다시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지난 수십 년 간 우리나라 누구라도 동의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교육현실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대입 안은 공교육을 정상화한다는 목표는 있으되, 실제로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도록 설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하여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우리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야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 그러나 UN 권고안에도 드러나듯이, 자유롭고 개성적인 인간으로 자랄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세계 최고 학습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사회의 불평등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그 어떤 제도도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왜곡된 교육제도에 의해 지역간, 계층간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었고, 부모의 능력에 따라, 그것도 정상적이지 않는 방법에 의해 아이들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을 우리 학부모와 교사들은 보고만 있을 수 없다. 교육부는 지난 8월 26일 ‘2008학년도 이후의 대학입학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였다.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고,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방향에서 발표되었다고 하는 교육부의 입시제도안은 우리 학부모와 교사들이 바라보기엔 너무나 졸속으로 마련되었으며, 우리 공교육의 고질적인 병폐인 학생들의 치열한 입시경쟁과 엄청난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해결하지 못하는 입시제도안 임을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의사를 밝혔다. ‘내신 석차 9등급제’, ‘수능 9등급제’, ‘대학의 선발권 강화’가 핵심방향인 교육부의 입시안은 대학의 서열구조를 유지한 채 내신과 수능을 모두 등급화 하는 것으로, 각 대학은 변별력을 이유로 대학별 전형을 통해 본고사를 부활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즉 지필고사 이외의 구술면접, 논술, 실기 등 다양한 전형방안이 가능해 학생들은 대학별 전형에 집중하게 되고 이는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가중시키고 사교육비를 증가시키게 될 것이다. 학교간 격차가 있으나 아이들이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자신의 학교에서 안심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경쟁하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를 우리나라 어디에서건 그대로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것이 공교육의 정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히 학교기록중심(내신)의 전형이어야 하고, 수능은 기본 학력정도를 측정하는 참고자료로서 활용되도록 하여야 한다. 아이들더러 학교 밖 어디에 가서 경쟁력을 갖추어 오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지역간 학력불균형의 문제는 국가가 책임질 일이지 학생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 수능에, 내신에, 심층면접에, 논술 준비 부담까지 해야하는 이번 대입안에 반대하며, 학생들에게 수능이라는 짐은 덜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또한 질 높은 교육을 위하여 교사별 평가가 시행되어야 한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이제는 진정으로 미래선진사회에 걸 맞는 질 높은 교육을 하는 곳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학생에 대한 교사별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학부모들이 교사별 평가를 요구하는 것은 그렇게 해야 만이 교사의 자율적이고 전문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할 것이고, 또한 교사에게 책무성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교과별 평가는 교사 개인의 전문성이나 자율성이 살아나지 않고 따라서 교사의 책무성도 묻기가 쉽지 않다. 교직이 당당한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또한 엄격한 책무성을 요구받아야 할 것이다.
지금 입시 안이 확정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2011년까지 그대로 갈 것이다. 등급 분포의 숫자 하나에, 그리고 교사별 평가라는 구절 하나에 앞으로의 초, 중, 고등학교의 교육이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이 얼마나 절박하고도 중요한 순간인가를 생각하면 우리들은 숨을 쉬기가 힘들 지경이다. 실질적인 내신 중심으로 갈 경우 대학들이 변별력이나 학교 격차 등을 명분으로 고교 등급제나 본고사 부활 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고 또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수능 등급완화를 핑계로 대학들이 고교등급제나 본고사 부활 등을 꿈꾼다면 시민 사회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우리는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우리는 2008년 대학입시 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히며 마지막까지 우리의 요구를 위해 힘차게 싸워 나갈 것이다. < 우리의 요구 > 1. 교육부는 학교등급제를 적용한 대학들을 감사하여 그 전모를 자세히 밝히고 법적 조치를 취하라. 2. 학생들의 입시부담과 사교육비 지출 경쟁을 줄이기 위해 수능을 폐지하거나 수능 등급을 완화하여 실질적인 내신에 의한 선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라. 3. 교사의 전문성과 책무성을 강화하는 교사별 평가를 실시하라. 2004년 10월 5일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부산교육개혁연대
(참교육학부모회 부산지부, 전교조 부산지부, 부경총련, 부산교육문화센터, 부산사범대학학생회, 부산보육교사회, 부산경남민주화교수협의회, 교수노조 부산울산경남지부, 부산교대 총학생회, 청소년공동체 '작은숲', 민주노총 부산본부, 도시속의 작은학교, 부산여성회, 공교육정상화를위한민주학부모회(준), 부산경남역사연구소, 반부패국민연대 부산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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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대학입학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부산교육개혁연대 기자회견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