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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번째 단상 ===
<<세대론>>은 없다.
- 세대론은 ‘개념’이 아니라, 정치적‘상품’일 뿐이다. 김광수 (지원을 찾는 사람들 www.jiwoncorea21.org 홈피는 곧 개설될 예정입니다.) 지금 이 글(*단상)을 쓰고 있는 나도 386세대이자, 전대협세대이다. 그러면서도 한총련세대이기도 하다. 동시에 학생운동을 이렇게 10여년 동안 한 사람도 아마 드물 것이다. 그 뒤 나는 많은 유혹이 뒤따랐지만, 일관되게 이 땅의 자주.민주.통일의 한 길로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지금도 나의 처지와 조건에서 맞는 단체를 무어내며 생활인으로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이래놓고 볼 때 나는 이 <전대협세대>에 내 한 몸을 팔아본 적 없다. 아니, 전대협세대라고 내 스스로 여겨져 본적도 없다. 그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386세대, 혹은 전대협세대라는 것이 과연 실체가 있느냐?”이다. 이를 좀더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사람마다 서로 다른 경험을 갖고 있는데, 예를 들어 학생운동을 한 사람, 안 한 사람, 대학을 나온 사람, 안 나온 사람도 있는데, 과연 그런 용어가 맞느냐이다.
동시에 이는 그 당시 존재했던 ‘보편적’시대정신을 어느 특정한 집단群이 자기마음대로 이렇게 사고팔고 할 수 있느냐 이기도 하다. 이런 반감에서부터 나는 아예 전대협세대라는 이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모른다. 동시에 그러하였기에 만날 386세대라고 떠들면서 모였다 하면 옛날 영웅담 얘기나 하고, 회고담이나 쓰던 전대협출신의 운동권을 멀리하고 좋지 않게 보았는지도 모른다.
좀더 극단적으로는 우리가 그렇게 싫어하였던 우리들 부모님들이 툭 하면 이야기 하던, 그리하여 우리가 그렇게 싫어하던 6·25이야기와 동전의 양면처럼 똑같이 ‘활용’되어졌기 때문이다. 세대론은 이처럼 ‘쓰고자’하던 사람에 의해 집단적 최음제이기도 하였다.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없는’허상에다 ‘있는’집단적 정체성으로 묶어두려는 시도가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그 어떤 분명한 의도가 있는 ‘그들만’의 단어로 말이다.
하여 백번 양보하여 이 세대론이 다른 집단이나 계급, 계층과는 다르게 그 어떤 정치적 변별성이 있게 하려면 이는 예하여 80년대에 억압에 격렬하게 맞서 전선(戰線)을 형성했던 경험, 이로부터 나오는 정치도덕성일 것인데, 문제는 과연 이런 식으로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온당하며, 또는 개인의 주체성문제를 무조건적으로 이렇게 세대론에 함의하여도 되는가이다. 이는 독일의 68세대를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90년대 이후 이들은 메르세데스 벤츠를 좋아하는 가장 보수적인 사람들로 변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 확인은 그 세대의 사람들이 공유한 시대정신이 정치적으로 ‘공고화’되지 않고 개별화되어진 상황에서 정서적으로 공유되는 결과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주고 있는 것이며, 나아가 이들은 정치적‘골다공증’과 그렇게 닮아있음을 표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 세대론 ‘띄우기’에 조선일보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조선일보는 몇년전 ‘386’시리즈를 통해 386세대들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첫째, 386이 옛날에는 비판적이었는데 지금은 잘 먹고 잘 살더라 이다. 예컨대 금융시장 펀드 매니저로 진출하여 연봉 1억원을 받는다 등이 그 예다. 둘째, 386세대들은 글로벌 에티켓에 잘 적응하고 앞장서고 있다. 셋째, 386들도 박정희 시대가 더 좋았다고 한다 이다. 이의화씨가 그 예다. 이를 통해 조선일보는 386세대들의 ‘탈정치화’와 세월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이상’보다 ‘현실’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응론’으로 합리화하고, 또한 386세대들을 또 다른 소비주체로서의 ‘화려한’부활‘로 대서특필하였다. 세대론은 이렇게 쓰던 사람에 따라 집단에 따라 ‘나름대로’난도질 당하고 동네북이었다. 그러함에도 우리가 흔히 쓰는 세대론에는 <4.19세대> <6.3세대> <민청학련 세대> <서울의 봄 세대> <6월항쟁 세대, 혹은 386세대>론 등이 있다. 그리고 언제나 이들 앞에 붙는 ‘정치적 접두어’는 항상 <이승만 독재정권에 항거했던> 4.19세대, <굴욕적인 친일회담을 반대했던> 6.3세대, <유신독재에 항거하였던> 민청학련 세대, <80년 신군부의 등장을 온몸으로 막았던> 서울의 봄 세대, 여기에다 <군부독재 타도와 통일의 주역인> 6월항쟁 세대와 같이 언제나 시대의 선구자 개척자의 역할을 해온 운동적 자부심이 묻어나 있다.
즉, 역사적 측면으로서의 운동적 의미가 천착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물리적 측면도 있다. 예하면 386세대란 했을때 60년대 출생에 80년대 학번, 30대인 사람들이라는 물리적 시간이 투영되어 있는 것이 그 예다. (* 그러나 여기서 30대 중에 대학 안 다닌 사람도 많고, 80년대에 대학을 다녔지만 데모대 속에서 돌맹이 한 번 던져보지 않은 사람 또한 천지다. 게다가 소위 386세대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20대, 40대 이상인 사람들은 소위 '잘 나가는' 386신드롬에 괜히 주눅 드는, 나아가 신세대라든지 레드세대등 상품적 ‘코드’로의 접근하는 그 개념은 논외로 한다.) 이렇듯 세대론에는 언뜻 보기에 따라 역사적 의미와 함께 물리적 의미가 동시에 녹여져 있는 정치적 용어로 보이나, 여기에는 몇 가지 함정이 있다. 먼저는 출생연대로 세대를 구분하는 발상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근본적 물음이며, 다른 하나는 ‘집단적 의미’가 상실된 개별적 상품이라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정치권과 언론이 이를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출생연대로 세대를 구분하는 발상이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부터 해명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런 식으로 세대를 구분한다면 예컨대 대학 다니지 않은 사람, 학번이 없는 사람, 데모를 하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되며 또, 앞으로 세월이 흘러서 그 세대가 40대 50대 60대가 된다면 이들은 어떻게 불러야 할지, 하여 자기정체성 문제를 이렇게 불확실한 방법으로 규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 결국 이 모든 것 자체가 우리 사회의 천박성을 보여주는 한 예이고, 존재를 항상 임시변통으로 생각한다는 예이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다시 이는 세대론이 갖는 이 집단적 의미의 상실이 ‘과거적’접근과 일맥상통하게 되는 ‘용어적’끈이기도 하다. 한때 ‘지향적’가치를 위해 동질성을 획득하였지만, ‘현재적’으로는 그 동질성이 파편화되어 개별적으로 주체자신의 판단과 신념에 의해 이 과거적‘財産’을 상품화하려는, 그리하여 자신의 입맛에 맞게 요리, 입신양명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데서 그 예는 증명된다. 문제의 심각성은 바로 이것이다. 즉, 그때의 그 사람들이 지금도 집단적이고 조직적으로 그 (지향적)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행동, 실천하고 있지 못한데도, 지금의 세대론이 ‘한때’ 같은 집단에 조직에 몸담으면서 그 시대적 요구에 대해 화답하였던 사람들이 지금‘현재’에도 그 똑같은 사상감정을 가졌다고 볼 수 있게 하는, 더군다나 ‘현재적’으로도 그 사람들 전부 다 그 당시의 사상감정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데도 그 착시현상을 유발하는 그 무서움 말이다. 이래놓고 볼 때 이 세대론이 갖는 의도는 분명하다. 즉, 이 세대론으로 누군가가 자신의 상품성을 최대한 높이고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고도의 정치-언론적 플레이를 하고 있는데, 이 나팔수에 제도정치권과 언론이 있음이다. 그것은 한때 세대론에 함의되었던 정치인들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운동권’경력을 차용하고, 정치권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이들에게 일정한 ‘영향력’을 하사함으로서 기존 기성정치인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이렇게 수혈되는 젊은피, 운동권피로부터 ‘제도권정치’를 합리화 받고, 이들을 통해 이들은 보수정치의 정당화와 진보정치의 차단이라는 음흉한 정치적 의도가 충족되는 것이다. 즉, 기존 보수정치권 안에서 이들에게 정당한 발언권을 주는 구조를 만들어 놓지도 않은 채 일단 끌어들임으로서 인식적으로는 정치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이렇게 들어간 이들은 이를 용인함으로서 ‘일정한’부분의 국회의원 뺏지를 받음으로서 재빨리 그러한 정치질서에 순치되는 그리하여 서로가 득이 되는 ‘윈-윈’으로 말이다. 그 한 예는 이렇다. 아시다시피 ‘젊은피 수혈론’과 <386세대론>은 거의 동의어로 쓰였다. 그래서 386세대, 즉 전대협세대들은 그 정치적 의미에서 상종가를 호가하게 되었고, 이 반열에 임종석, 이인영, 오영식, 우상호, 김영환등 역대 전대협 의장들과 총학생회 간부들은 그 ‘명함’으로 일련의 ‘정치群’으로 세력화되어 자신들의 몸값을 높여 내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아니 우리를 짜증나게 하는 것은 전대협 ‘의장’으로 총학생회 ‘간부’의 직함으로 그러한 정당에 들어가는 것을 그 어느 누가 ‘허용’하였는가 이다. 이래놓고 볼 때 문제는 개인적 판단으로 정치권에 들어가 놓고 그 당시의 시대정신을 팔고 전대협을 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또한 자신들의 상품성을 최대한 높일때는 세대론적인 ‘표지’ 뒤에 숨어 있다가, 실제로 불리한 국면이 되어버리면 개별화시킨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그런데도 과연 우리는 이 세대론을 허용하여야 하는가? 백번 양보하여 그들이 그 제도권안에서 독자적으로 그 세대론으로 정치세력화할 수 있었다면, 또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러한 정당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 진정한 ‘진정성’이었다면 <실무자>로 집단적으로 투신하여야 하는, 진정 그렇게 하였다면 그건 오히려 우리가 인정해 줄 부분이 있겠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데 있다. 이의 정반대가 민주노동당이나 사회당으로의 진출이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함으로서 그들은 그 당시의 시대정신과도 맞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렇게 쉽게 그러한 정치적 유혹과 ‘운동권’경력을 팔아먹게 되었을까? 여기에는 가장 근본적으로는 신념의 변질과, 이로부터 나오는 동구권의 몰락과 이북사회의 고난이 제도 정치권으로 흡수되는 선택에 대한 ‘면죄부’를 주었고, 이를 이들은 잘 활용하여 자신들을 합리화시켜 나간 것이다. 즉 ‘이상’은 좋은데, 현실은 영 ‘전망없음’ 그 한마디로 아주 편안한 알리바이를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이 부활이 또다시 2004년에 일고 있다. 일명 <<물갈이>>론이다. 그리고 전체 총선출마자들의 50%가 30 ~ 40대가 그 주류를 이루고 있는 데서도 이는 확인된다.
그러면서도 진보정치에 대한 한마디도 없다. 철저히 외면하고 부각시켜 주지도 않는다. 이를 좀더 다른 각도로 한번 살펴봐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먼저 한나라당의 경우 40대가 36.2%(333명)를 차지 가장 많았고, 50대 34.1%(315명), 60대 22.9%(212명), 30대 3.7%(53명) 등이었고, 20대와 70대도 각각 2명(0.2%), 6명(0.7%)이 신청했다. 민주당의 경우는 40대가 39.2%(165명)을 차지한 것을 비롯, 50대 33%(139명), 60대 20.9%(88명), 2.30대 6.9%(29명) 등이었다. 열린우리당의 경우는 40대가 전체 신청자의 절반이 넘는 52%(264명)이었고, 50대 29%(150명), 30대 11%(57명),60대 8%(43명)이다.
이렇듯 이번 선거에서도 현역의원 낙천율도 50%을 넘게 되고 30~40대를 포괄하는 ‘모래시계 세대’들의 비율도 50%에 육박하게 된다. 즉, 이로부터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이 세대론의 최대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정치권이고, 그 발원지가 정치권이라면 이는 아주 고도의 정치적 의도를 띨 수밖에 없고, 그것은 다름아니라 정치권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세대론에 대한 상품성을 만들어내며 필요에 따라 그 세대들 중 상품성이 띄어난 몇몇을 개별적으로 수혈해 내어 제도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털어낸다는 것이다. 하여 세대론은 정치적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지극히 정치적인 용어이다. 그 이유는 <한총련 세대>의 철저한 외면에서도 확인받는데,<<* 그것은 전대협 세대이후 한총련 세대도 있으나, 현실에서는 이들(*이 개념을)을 철저히 외면한다. 물론 이를 사회운동적 파장과 이들의 세대적 결속력이 허약한 측면에서도 고찰해 볼 수 있겠으나, 보다 본질적으로는 정치적 의미로서 그 상품성이 거의 없다는데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확인은 동전의 양면처럼 또 다른 의미에서 이제 세대론이 그 생명을 다하고, 그렇게 됨으로서 세대론은 이미 옛사랑의 희미한 그림자가 되어져 가고 있음을 바로미터해주고 있다.
그 잔치는 이미 끝났기 때문이다. <<지찾사>> 2004년 1월 31일 *1. 윗 글은 최양현진님의 대자보 기고글<총선과 전대협세대>에 대한 반론적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2. 다음 48번째 단상 주제는 <4월 총선 관전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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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론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