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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들이 걱정하며 사는 것은 무엇일까? 불안정한 고용과 경제, 안전하지 못한 먹을거리, 아이들 공부 등 많은 걱정거리가 있겠지만 '과연 내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도 큰 걱정거리 중 하나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들은 '암'에 불안하다. 이미 "암"은 우리에게 흔한 질병이자 가장 중요한 사망원인이 되었다. 국립암센터 통계에 따르면 남성 3명 중 1명, 여성 10명 중 3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2008년 국민건강보험은 암 진단에만 2조 2000억 원을 사용했다. 보험회사들은 암 관련 상품을 쏟아내며 암 진단 시 비싼 치료비와 약값으로 고통 받느니 지금 당장 가입하라고 부추기기도 한다.
실제 지난 2005년 우리나라 국민이 암치료를 위해 직·간접적으로 쓴 비용은 모두 14조 1천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국내 총생산(GDP)의 1.8% 수준이다. 게다가 아이들은 아토피로 고통받고 있다. 4명 중 1명은 아토피다. 엄마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혹시 아토피는 아닌지 걱정한다. 또 이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났는지, 또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을 안고 산다. 아토피 아이들만을 위한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가 운영되고, 아토피 아이들에게 좋다는 각종 용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리고 정부는 왜 '암'에 걸리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물론 개인의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습관을 탓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외에는 사실 알기 힘들다.
'왜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도 폐암에 걸렸을까?' '우리 아이는 어린 나이에 왜 백혈병에 걸렸을까?' '우리 아이는 왜 아토피로 태어났을까?' 아무리 고민해 봐도 답을 얻긴 힘들다. 이런 현실은 국가 암정책을 통해서도 잘 보여진다. 우리나라 암 정책은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그 목적이다. 왜 걸렸는지,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는지를 사회적으로 연구하고 노력하기 보다는 일단 걸리고 난 후 어떻게 발견하고 치료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암의 8%, 화학물질에서 비롯된다
반면, 세계보건기구는 암의 8%는 화학물질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또 40%는 예방가능하다고도 한다. 특히, 최근 환경에 대한 연구가 확대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노출되는 발암물질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고 언급한다. 미국의 환경운동단체인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는 성인의 혈액과 소변에서 1인당 평균 50종의 발암물질을 발견하였고, 신생아 제대혈에서는 280여 종의 화학물질이 검출하였다.
이처럼 몸속에 침입해 있는 화학물질들, 엄마 몸에서 아이의 몸으로 가는 화학물질들이 암과, 아이들의 아토피나 천식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특히 발달장애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더 나아가 미국에서는 소아암이 매년 1%씩 증가하고 있는 원인을 "화학물질의 침입"으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은 지난 2007년부터 '독성정보가 없으면 시장에 유통되어서는 안 된다'는 철학에 근거해 REACH(화학물질의 등록, 평가 및 허가에 관한 법률, Registration, Evaluation and Authorization of Chemicals)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화학물질의 안전성이 논란이 되면 그제야 연구하고 검토하여 사용금지하던 것이 아니라, 독성정보 없이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화학물질을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리치 제도는 유럽뿐만 아니라 유럽으로 수출하는 많은 나라들에게도 적용된다. 세계 시장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다시, 우리나라의 현실로 돌아가 보자. 환경부 화학물질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화학물질 생산국가이며, 4만 3천 종의 화학물질이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중 85%는 독성정보 없이 유통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부가 공식적인 발암물질 목록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고 물질안전보건자료를 구비해 놓는다고 한들 그 자료를 신뢰하기 힘들다. 이러니 노동자가 일을 하다 암에 걸려도 무슨 물질 때문인지 알기도 힘들고, 산재로 인정받기는 더더욱 힘들다.
실제 삼성전자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혈액암에 걸려도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애써 찾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아이들 장난감에서는 납과 같은 중금속이 검출되고, 먹을거리에서는 사용금지 농약이나 식품첨가물이 검출되며,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에서는 일급 발암물질 석면이 검출된다. 유럽에서 사용금지된 화학제품이 국내 시장에서는 대량 유통되고 있다. 국가의 화학물질 유통과 관리에 대한 제도가 미비하니 가능한 일이다. 암이 만연한 사회, 암의 위험을 외면하는 사회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발암물질감시 네트워크'가 뭉쳤다, 암을 막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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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경 민주당 국회의원이 행사에 참여, 채혈하고 있다. |
| ⓒ 이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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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지난 2009년 전문가, 환경단체, 노동단체 등은 '발암물질감시네트워크'를 꾸렸다. 이 네트워크는 우선 전문가, 노동자, 소비자가 모두 인정하는 '발암물질 목록'작성부터 시작했다. 약 1여 년의 연구 끝에 '발암물질 목록 1.0'을 작년 2월 발표했고, 이 목록에 근거에 금속노조의 도움을 얻어 자동차 사업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화학제품들의 발암물질 진단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또 여름 휴가철 물놀이용품, 살충제, 썬 블록 등을 어떻게 선택하고 사용해야 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 시민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각계의 힘을 합친 노력은 '국가가 나서서 하지 않으면, 우리가 먼저 시작하자'는 더 뜻을 모으게 했고, 며칠 전인 지난 7월 12일 "발암물질없는 사회만들기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이라는 이름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날 출발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국민행동은 향후 다양한 사업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은 발암물질을 유통하고 있는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발암물질에 노출되어 있는지를 알리고 이를 줄여나가기 위한 활동을 시민과 함께 벌여나갈 것을 약속했다.
특히 미국 EWG의 생체 시료 분석과 같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몸 안에는 얼마나 많은 발암물질이 들어 있는지를 알아보고 그 결과를 통해 어느 정도 위험한 지를 경고하는 "발암신호등" 사업은 기자회견과 함께 시작되어 바로 그 자리에서 이미경 국회의원을 비롯해 금속노조 노동자 10명, 주부 4명, 아이들 4명을 혈액을 채취하기도 했다. 채취한 혈액은 다핵방향족탄화수소류(PAHs), 브롬계난연제류(PBDE), 프탈레이트 등 11개 화학물질군, 118종의 화학물질이 들어있는지 여부를 조사해 그 결과를 10월경 발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월마트의 브롬화난연제 유통중단 선언, 크루거의 내분비계 발암물질인 비스페놀-A의 유통중단 선언과 같이 우리나라 대형 마트들도 좀 더 건강과 안전에 대해 책임있게 유통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감시와 조사 활동을 벌릴 "바꿔라 발암마트" 캠페인, 화학물질 등록·평가· 유통을 더욱 엄격하게 하기 위한 제도 개선 활동, 해외의 선진 사례들을 소개하는 활동 등도 진행할 것이다.
발암물질 감시와 저감 운동을 통해 암으로부터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국민행동의 활동은 우리 국민들과 함께 대형 마트에서, 온라인에서, 생산 현장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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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없는 사회만들기 국민행동' 준비위원회에 함께하는 단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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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여성환경연대,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이상 환경단체), 한살림, 아이쿱, 에코생협, 민우회 생협(이상 생협단체),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교조 환경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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