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420 장애인차별고발의 날 경남·부산 공동실천단 제안서>
<제안서>
한국 사회로부터 평생을 집안에 유폐 당한 채, 비인간적인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는 경남·
부산지역 장애인들의 삶의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실천 활동을 제안합니다.
1. 한국 사회 장애인의 현실.
지금까지 4월 20일 장애인의 날, 아니 365일 동안 한국 사회에서 그려진 장애인의 모습은 '장애'라는 한계를 딛고 살아가는 모습이거나, 따뜻한 가슴을 안고 살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감동을 주는 '사랑의 화신'이기도 했다. 혹은 선량한 비장애인들의 동정심을 한껏 유발할 수 있도록 더러 우중충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한국 사회 어두운 구석의 존재들로 묘사되기도 했다. 하여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이란 존재는 언제나 불쌍하거나 도움을 주어야 하는 대상이거나 혹은 '인간 승리 드라마의 주역'으로서 감탄의 대상이었다. 다만,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는 대중매체를 통해서 이런 모습이 좀 더 확대 재생산되어 왔다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실 여느 날과는 달리 4월 20일자 발행되는 어떤 신문의 사회면이든지 간에 장애인과 관련한 미담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저녁 무렵 티브이 프로그램 중 적어도 한 꼭지 정도는 '장애인도 인간입니다' 라는 말이 빠지지 않고 방영된다.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온 이른바 '장애인의 날'의 장애인 모습이었다고 해도, 그리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애인 중에서 사기행각을 일삼는 장애인도 있고 어두운 구석에서 세상을 원망하며 자기 삶을 내팽겨 쳐버리는 슬픈 장애인도 있다. 혹은 차별 당하는 자신의 모습에 분노하며 세상에다가 고함을 지르는 장애인 운동가도 있으며, 자기 자신이 장애인이면서도 장애인을 '병신'이라고 깔보는 비정상적(?)인 장애인도 있다. 다시 말해 장애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좋은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란 말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은 사회적 약자로서 주변부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고, '장애인의 날'이 존재하는 이유도 그런 사정에서 기인한다. 즉 '장애인의 날'이 달력에 박혀 있는 까닭이란, 365일 고단했던 장애인의 삶을 어루만지기 위해서도 아니고 역경을 딛고 일어선 장애인의 삶을 칭송하기 위해서도 아니란 말이다. 우리 자신이 살고 있는 이 터전에 장애인이란 존재가 어떤 위치에 서 있으며, 무엇보다 내 스스지금까지 장애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적어도 그 날만큼은 한 번쯤 새겨볼 필요성이 있기에, 그리하여 한국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편향된 인식의 균열을 미미하게나마 내기 위해 '장애인의 날'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오늘날 한국의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이 처한 야만적 현실을 은폐하거나 기만 혹은 우롱하는 모습으로, 해서 결과적으로 저러한 인식을 더욱 고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번 '대구지하철참사'의 장애인 방화범에 대해 내보였던 언론들의 매카시적 태도는, 그리고 일부 비장애인들의 모습은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적어도 우리는, '장애인의 날'에 더 이상 이런 '비극 같은 코메디'를 연출해선 아니 된다고, 그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애'란 것이 한 개인의 사적 불행, 혹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고쳐 말해 무엇이 '장애인'으로 하여금 박탈감과 소외감, 그리고 분노와 슬픔을 가져다주는 가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하기에 우리는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차별에 대해 고발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더 이상 비장애인의 들러리의 존재가 아닌 이 사회의 한 주체로서, 혹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야만적 현실에 대한 응전(應戰)의 태도로서 '장애인의 날'을 만나고자 한다. 적어도 그것이 '장애인의 날' 존재 이유임을, 우리 모두에게 상기할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말이다. 2003년 '장애인의 날'은 이 지점에서 시작하고자 한다. 2. 경남·부산의 장애인의 삶. '장애'와 '지역'의 이중 굴레. '대한 민국은 서·울·공·화·국' 이다고 말할 만큼 사회/경제/문화적 성과나 내용이 서울에 집중
되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기실 한국 사회 구성원의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으니, 이런 사정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로 인해 중앙과 지역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특히 그 중에서도 지역이란 주변부의 주변부적 존재들, 이른바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장애인, 여성, 노인 등의 삶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가령 이동약자를 위한 '저상버스' 도입 문제를 두고 볼 때 여실하게 확인된다. 서울시의 경우, 2002년부터 자체 예산 80억을 들여 저상버스 40대를 도입해서 시범 기간을 거쳐 일부는 벌써 일대중버스 노선에 투입했다. 그리고 때늦긴 했지만 국선을 제외한 서울시 지하철 엘리베이트의 경우에도 시 예산 2,800억을 들여 이동 약자들의 편의시설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부산 지역은 어떠한가. 2002년 아태장애인경기대회를 개최함으로서 공짜로 얻게 된 저상버스 1대만을 장애인 단체에 운영권을 주어 셔틀 버스 식으로 운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부산시의 저상버스 도입 계획안을 보면 2003년 하반기에 저상버스의 시내버스 노선도입 사전 준비라는 문구와 2004년 상반기 저상버스의 시내버스 노선운행 목표라는 막연한 문구 말고는 없다. 물론 재정적 규모 차이가 크게 나는 서울시와 평면적으로 비교할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경우, 시기별 도입 목표는 물론이거니와 2004년 이후 차량 노후화로 대폐차되는 차량의 일정비율을 연차적으로 대체한다는 구체적인 항목까지 제시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저상버스 위원회'라는 기구를 통해서 긴 시선으로 이동약자에 대한 복지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산시의 경우, 이와 같은 장애인 복지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부산시의 장애인 복지 내역 예산을 보면 장애인과 관련된 행사 지원비와 장애인 시설 지원비, 그리고 기존 장애인 단체들의 이른바 복지 사업들에 국한되어 있다. 물론 국가에서 나오는 장애 수당에다가 부산시 자체적으로 생계 수당이란 명목으로 50,000원을 더해 주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 역시 부산시 대상 장애인의 4,500명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부산시 재원과 거기에서 나오는 장애인 복지 예산을 감안할 때, 부산 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에 대한 보편적인 복지 정책을 마련해 내기 어렵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전히 남는 문제는, 부산이란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하는 장애인 복지 정책에 대한 고민은 매우 절박하게 요구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재정적 한계가 분명한 상황에서 이를 어찌 활용하여 좀 더 많은 장애인들의 삶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면, 장애인 단체들의 조직 사업을 이용하는 일부 장애인을 제외한 부산 지역의 대다수 장애인들은 더욱 주변화된 존재로서 머물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더러 극단적인 경우라 할 지라도, 얼마 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노동 현장에서 거부당해 끝내 집에서 분신 자살을 했던 장애인의 삶은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정리하자면, 부산 지역의 장애인들의 삶은 '장애'라는 차별적 현실과 아울러 '지역'이란 문제에 겹으로 둘러싸인 채, 그 만큼 최소한의 인간다운 권리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장애인 차별의 현실을 공론화하고 문제 제기할 수 있는 장의 마련을 더욱 어렵게 했고, 이후로도 이런 모습으로 드러날 개연성이 무척 크다는 사실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장애인도 인간입니다' 라는 식의 허울 좋은 휘장이 아니라 오늘날 부산 지역 장애인의 삶의 터전이 어떤 무늬로 존재하고 있으며, 무엇이 이런 문제들을 초래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발이자 투쟁이다. 여기에서 비로소 부산 지역의 장애 운동은 출발한다고 할 것이다. 3. 제안 내용 ◈ 구성 및 운영 '경남·부산 지역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삶의 존엄을 지키고자 한다' 라는 뜻에 동의하는, '경남·부
산 지역 시민/사회/노동/장애인/학생/종교 단체'의 공동 명의로 구성하고, 공동의 합의와 참여에 의해서 운영한다. ◈ 실천 과제 ⅰ) '420 장애인의 날'을 부산 지역 장애인들의 노동권/교육권/이동권 등 열악한 삶에 대한 현실을 고발하는 날'로 기자 회견 및 대 시민 선전 활동 ⅱ) 경남·부산광역시 당국에 '저상버스 위원회' 추진을 촉구하는, 대 시민 선전활동 및 부산시 항의 방문. ⅲ) 경남·부산 시민 상대로 한국 사회 장애인의 현실에 대한 고발의 차원에서 영상 상영.
ⅳ) 경남·부산 지역 대학교 내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문화 운동 전개 ⅴ) <서울 420 장애인 차별철폐 투쟁 공동기획단>과의 연계 활동
▣ 조직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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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공동대표단 - '공동기자회견' 등을 비롯하여 대외적 활동에 있어서 <(가칭)경남·부산 지역 장애인차별고발의 날 공동 실천단>을 공동으로 대표하며 <(가칭)경남·부산 지역 장애인 차별고발의 날 공동실천단>에 참여한 각 '참여단체' 및 '실천단체'의 대표들로 구성한다. * 공동운영위 - '공동운영위'는 <(가칭)경남·부산 지역 장애인차별고발의 날 공동실천단>의 실천 활동의 방향 및 구체적인 실천활동을 기획·결정하는 '의사결정기구'로서, 이를 구성하는 '공동운영위원'은 언급한 '실천단체' 혹은 '참여단체'의 1인으로서 구성한다. * 사무국 - 공동 운영위에서 결정된 사항들에 대해 집행하고 실천사업들을 행함에 있어 필요한 '재정 관리' 및 조직국과 함께 내외부 조직화 작업을 지지한다. * 조직국 - 외부 참여 단체 조직화 작업과 경남·부산 지역 대학교 내 문화 운동 조직 및 언론 등
과 관련하여 대외적인 조직 활동을 전담한다. * 참여 단체로 참여하는 각 단위의 단체 분담금은 3만원으로 하고, 실천 단체로 참여하는 각 단위의 단체 분담금은 5만원으로 한다.(가안) 4. 사업 예산 * 기자 회견비 : 100,000원 * 이동권 확보 투쟁비 : 400,000원 * 영상 상영비 : 500,000원 * 문화제 : 500,000원 * 기획 선전물 : 100,000원 * 그 외 : 500,000원 5. 사업 일정 * <기자회견> ◈ 명칭 : 420 장애인차별철폐요구안
◈ 장소 : 부산역 광장
◈ 일시 : 2003년 4월 18일 오전 10시
◈ 참석자 : 공동기획단장 * <이동권 확보 투쟁Ⅰ> ◈ 명칭 : 이동약자를 위한 저상버스 위원회 추진 요구 기자 회견 및 시위
◈ 일시 : 2003년 4월 18일 오후 2시
◈ 장소 : 부산시청 앞 광장
◈ 내용 : 지지부진한 '저상버스 위원회'에 대해 부산시장과의 면담 요구 및 기자 회견.
◈ 참석자 : 공동기획단장(부재시 각 단위 실무장.)
*<영상 상영>
◈ 명칭 : '우리는 인간이길 주장한다.'
◈ 일시 : 2003년 4월 18일, 19일 오후 6시
◈ 장소 : 부산역 광장
◈ 상영물 : 장애인 이동권 투쟁 *<선전전> ◈ 명칭 : 서명전 및 선전전
◈ 일시 : 2003년 4월 1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 4월 20일 오후 4시부터 오후 6시까지
◈ 장소 : 부산역광장
◈ 참석 : 공동기획단 단위별 한 명씩. * <문화제Ⅰ> ◈ 명칭 : 장애인차별고발문화제
◈ 일시 : 2003년 4월 20일 저녁 6시
◈ 장소 : ?
◈ 출현 : 민중가수, 장애인 문화 공연단
* <문화제 Ⅱ>
◈ 명칭 :
◈ 일시 : 2003년 4월 15일 - 4월 18일
◈ 장소 : 경남·부산 지역 각 대학교 캠퍼스 (<예정>창원대학교 특수교육학과, 인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경상대학교, 부산대학교 특수교육학과, 동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신라대학교 동그라미 및 사회복지학과, 카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 내용 : 장애 문제와 관련한 각종 행사 및 교육 사업 <경남·부산 지역 420장애인의 날 차별고발의 날 공동실천단 제안서>
『<가칭> 경남·부산 지역 420 장애인차별고발의 날 공동실천단』 초기 제안단체
부산빗장을여는사람들, 민중의료연합, 사회당 부산시지부, 민노당 부산시지부, 장애인 참배움터(야학), 한울장애인자활센터, 두 바퀴 정보연대, 부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부산시 중구 영주 1동 제일빌딩 701호 / 전화 : 051)465-4483 / 팩스 : 051) 442-0883
담당자 : 016 - 504- 1894 (부산장애인이동권연대 사무국장 박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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