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다녀 온 아이가 다리가 아파 죽겠다 그랬다. 벌 받았단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마땅하지! 같은 반의 한 학생이 뭔가 잘못을 했는데
반 전체가 토끼걸음으로 운동장을 몇 바퀴 도는 벌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가 보기에 그것은 사소한 잘못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리고 당사자는 물론 관련없는 애들이 똑같은 벌을 받았다는 것에 납득이 가지 않는단다.
아이는 선생님의 처벌이 부당했다는 것을 주장하며
얼굴을 붉히며 목소리까지 메였다. 한 주가 다 지나도록 다리가 아프다 그랬다. "평소에 운동이라도 좀 했으면 덜 아프지~"
사실은 불편한 속내를 감추며 오히려 아이를 핀잔했다. 잠자리에 들던 아이가 학교 가기가 겁난다 그런다.
학교 가기가 싫다니,,
또 뭔가 일이 있나 싶어 잠들기 전에 대화를 나눠봤다. 내일은 평가를 받는 날이란다.
새학년이 되고 그동안 6학년답게 행동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에는 벌을 받는단다. 6학년 3반의 남자 선생님이 6학년 전체의 평가를 담당하는데
황당한 것은 그 선생님이 "벌"을 주는 방법이
<108배>란다.
불교에서 말하는 그 <108배> 말인가?
순간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종교적인 문제를 떠나서,,,
아니, 종교적인 문제가 가장 클 것 같다. <108배>는 불교의 교리에서 발달하고 <108번뇌>라는 용어에서 비롯된
종교적인 행위이다.
그러한 행위를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위배라고 볼 수 있다. 불교신자인 학생에게
<주기도문>이나 <사도신경> 같은 기독교의 교리를 담은 신앙고백을
백 번쯤 외쳐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난 혹시 그 학교가 불교재단의 사립학교였던가 싶어
홈페이지를 검색했지만 분명히 그것도 아니다.
설사 종교재단의 학교라고 한들 아직 뼈도 여물지 않은
애들에게 <108배>라는 체벌을 내리는 행위는 너무나 가혹한 것 같다. 어떤 학생 한 명은 힘들게 108배를 다 끝냈지만
선생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그 자리에서 다시 한 번 108배를 시켰다고 한다. 6학년이면 나이가 열 두살이나 열 세살이다.
대부분 생후 11년 전후 일 것이다.
나는 30년을 훨씬 넘게 살면서 아직 누구에게도 그렇게 많은 절을 해보지 못했다. 난 개인적으로 교사의 체벌을 마냥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다.
교육적인 목적으로 어느 정도의 체벌은
한국의 정서상 그렇게 비난 받을 행위만은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신체적인 체벌을 넘어
이런 정서상으로도 그 도가 지나친 체벌을 하는 선생님들은
요즘 학생들 사이의 왕따현상 보다 더 사악한 존재다. 이런 말하면 꼭 일부의 현상을 보고 전체를 욕하지 말라고들 한다.
부디 이러한 교사가 단지 일부분이기를 바란다. 학교와 군대로 이어지며 결국은 가정과 사회,
심지어 국회의사당에서까지 서슴없이 벌어지는
이런 물리적 정신적 폭력들을 대하고 있자면
이 나라가 참으로 희망을 기대할 만한 나라인지 회의가 든다. <부산 금정초등학교(051-515-6197) 6학년 학생을 둔 보호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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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음악이 흐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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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아이들이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