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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경 교육감의 오만하고 반교육적인 조치를 규탄한다!
- 부산시교육감의 부산시 학습선택권조례 재의 요구에 대한 우리의 입장 -
1. 오랫동안 한국 교육의 대표적 악폐로 문제가 되어 온 고등학교의 강제 보충수업과 야간 자율학습이 최근 중학교로까지 확대되면서 많은 국민들의 우려를 사고 있던 중, 인천에 이어 부산에서도 「부산광역시 학생의 정규교육과정외학습 선택권 보장에 관한 조례」가 만장일치로 시 의회에서 가결되어 대다수 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은 바 있다.
2. 강제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은 학생들의 인권과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학습효과에서도 매우 부정적이다는 것이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그 때문에 정부에서도 이를 강제적․일률적으로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일선 학교에서도 형식적으로나마 학생과 학부모의 동의서를 받고 있는 것이다. 「부산광역시 학생의 정규교육과정외학습 선택권 보장에 관한 조례」는 학생과 학부모의 이 학습선택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요식행위로만 흐르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지극히 당연한 법적 장치이며, 그 때문에 부산시의회에서도 교육상임위원 전원이 공동발의하여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가결한 것이다.
3. 그런데 임혜경 교육감은 5월 29일 재의를 요구하며 이 조례를 시 의회에 반송하였다. 부산시교육청은 시의회에 발송한 재의요구서에서 정규과정 외 학습과 관련된 교육활동의 참여율을 평가에 포함하지 못하도록 한 조례의 규정(3조 2항)은 초·중등교육법 등에 보장된 정규과정 외 학습에 대한 평가업무에 대한 교육감의 고유 권한을 침해한 것으로 상위법에 위배된다고 밝히고 있다. 교육감의 권한사무로 보장된 평가업무를 조례로 제한하는 것은 조례 제정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임 교육감은 표면적으로 조례 3조 2항의 평가 관련 내용을 문제 삼고 있으나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학교평가 항목에 방과후 학교 참여율을 주요한 평가지표로 두면서 교육청과 학교장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질과 수준을 높여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반강제적인 방법으로 참여율을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해 방과후 학교 사업은 학교평가, 교육청평가를 잘 받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되고 말았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 방과후학교 사업 본연의 의의를 잘 살려내기 위해 시의회가 발 벗고 나서 만들어 낸 조례는 방과후학교 관련 평가항목 포함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지도 않아 문제가 되기는커녕 문제해결의 길을 텄다고 할 수 있다.
시교육청은 '학교의 장은 특별한 사유 없이 정규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교과의 이수 활동을 정규교육과정 외 학습에 자의적으로 편성하거나 운영해 학습선택권을 침해해서는 아니된다'는 조례(제4조 2항) 규정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시교육청은 "이 역시 정규 교육과정 외 학습 활동에 대해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해 학교운영위가 심의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공교육 내실화를 무너뜨리고 학력 저하, 교육혜택 불균형, 사교육비 증가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임교육감이 교육현실을 얼마나 잘 알지 못하는지를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 학력신장 만을 위한 교과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학습피로도가 증가하여 교사와 학생들이 지쳐가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공교육 부실화를 부채질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학습선택권을 보장함으로 해서 사교육비가 증가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방과후학교를 한다고 해서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이런 교육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맞는 교육정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4. 임 교육감에게는 과도한 학습량과 학습시간에 시달리고 있는 학생들의 탄식과 과중한 학습노동의 고통이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부산지역의 교육을 책임지는 막중한 위치에 있는 분이라면, 효과도 거의 없는 강제학습으로 시들어가는 우리 학생들의 건강, 그리고 그로 인해 학생들이 빼앗기고 있는 삶의 행복에 당연히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력 신장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교육감의 고집만으로 학생들의 행복권을 유린하는 반교육적 행태를 보여서는 절대 안 된다. 학생들과 교사들이 행복한 학교, 가고 싶은 학교, 머무르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교육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5. 아울러,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임 교육감의 시민대의기관에 대한 안하무인적 태도이다. 아무리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 하더라도, 그 조례안이 수많은 논란과 찬반투표 끝에 근소한 표차로 통과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교육의원 전원이 공동발의하여 본회의에서 표결없이 만장일치로 가결한 것이라면 마땅히 그 의미를 새겨 겸허히 받아들이고 집행에 만전을 기함이 마땅하다. 그런데 너무나도 궁색한 이유를 내세워 이를 거부하는 행위는 부산시민과 그 대의기구인 의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임혜경 교육감은 지금이라도 부산시민과 시 의회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재의요구를 즉각 철회하라!
2. 부산시교육청은 각급 학교에서 강제적으로 행해지는 모든 정규교육과정외 학습에 대해 엄중히 관리 감독하여 학생의 방과후 학습선택권을 보장하라!
3. 방과후 학교 정책을 연구 개발하여 학생 학부모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라!
2012년 5월31일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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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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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경 교육감의 오만하고 반교육적인 조치를 규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