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육개방을 반대하는 학부모 1000인 선언 > 특별한 천연 자원이 없는 한반도에서 고르고 질높은 교육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우리 학부모들은 믿고 있다.
이에 최근 교육계의 현안 중에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교육개방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우리 학부모의 입장을 밝힌다. 먼저 교육부에 묻는다. 교육부는 무엇을 위하여 교육계가 그토록 반대하는 교육개방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가? 교육개방이 세계화 시대의 대세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단연코 이에 반대한다.
2002. 5월 교육부에 제출된 'OECD/US 교육시장 개방 관련 Forum 출장 보고' 에 의하면, 미국의 교육관련 기관도 교육을 무역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 반대하며 WTO에 의하여 추진되고 있는 교육서비스 시장 개방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미국 대학의 입장을 대변하는 American Council on Education의 회장 역시 교육을 상품처럼 무역의 대상으로 하는 데 대하여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교육서비스의 국제무역을 촉진하고자 하는 WTO의 의도에 대하여 의구심을 표현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호주를 제외하고는 상업적 주재에 의한 교육서비스 확대에 대하여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국가는 별로 없다고 보고하고 있다.
동 보고서는 유럽학생연합 대표가 교육서비스의 무역 자유화에 대하여 학생들의 권익, 즉 질 높은 교육을 받을 권리 등을 고려하지 않고, 교육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반대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 연합 국가들이 지난 2월 6일 GATS 협상에서 교육, 문화, 보건 분야의 개방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교육개방이 대세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교육개방을 통하여 교육의 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는 주장에도 우리는 단연코 반대한다. 우리 교육이 선진국과 비교하여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교육이 경쟁력을 상실한 이유는 정부가 지난 수십년 동안 교육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했는 것에서 나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분야에서 학교자치와 교육민주화 등 자율이 필요한 부문은 오히려 통제를 강화하고 교육부패 등 철저한 감독이 필요한 부문에 대하여는 이를 방관하는 등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교육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한데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경쟁력의 약화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게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말할 것도 없이 정부의 책임은 방기한 채 교육개방을 통해서 교육의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발상은 무책임의 극치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가 교육경쟁력의 확보에 관심이 있다면 교육개방에 앞서 교육에 대한 정부의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학교자치와 교육민주화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등 철저한 교육개혁을 선행하여야 한다. 우리는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국의 우수대학(원) 유치하기 위한 법률정비라는 명목으로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립학교법과 교육공무원법, 국립대특별법, 산업교육진흥법, 고등교육법, 경제자유구역법의 개정 추진은 교육개방과 별개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이들 법령이 개정될 경우 WTO협상과는 상관없이 교육개방과 똑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육개방이 가져 올 폐해를 깊이 우려한다.
교육개방은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우리 교육기관으로 하여금 외국인이 설립한 교육기관과 무분별하게 경쟁하게 하여 필연적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게 하므로 공교육의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게 될 것이다. 또한 교육개방은 필연적으로 소수의 특권층 자녀들은 외국인이 설립한 학교에 다니고 가지지 못한 대다수 자녀들은 부실한 공교육에 내 맡기므로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의 교육불평등을 더욱 심화시켜 대다수 가지지 못한 자들의 절망감을 더욱 증폭시킬 것이다. 교육개방은 교육개혁의 절반이라 할 수 있는 사립학교의 개혁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다.
교육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외국인이 설립한 학교의 경우 과실송금을 가능케 하여 소위 교육을 이용하여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교원의 임용에 무제한의 자율을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특혜를 주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곧 우리나라의 법률이 내국인을 차별한다는 반대에 부딛혀 내국인이 설립한 학교에도 동일한 혜택을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부정과 비리로 얼룩져 있는 사립학교의 개혁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며 이는 교육개혁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다. 교육개방은 우리의 아이들을 국적 없는 아이들로 만들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 경쟁력 있는 한국인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가지고 있는 인물일 것이다.
그러나 초·중등교육의 개방하여 외국인 설립한 학교에서 우리아이들이 초·중등 교육을 받게 될 경우 이들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획득할 수 없을 것이며 이는 곧 우리 아이들을 국적 없는 한국인으로 전락하게 하는 것이기에 우리를 이를 용납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교육부는 WTO 협상에서 교육부문을 제외하고 2003년 3월말로 예정된 양허안 제출을 중단하라!
- 정부는 교육 재정을 확보하고 교육민주화를 획기적으로 진전시켜 우리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 2003년 3월 14일
교육개방을 반대하는 학부모 1000인 선언 참가자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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