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4월 23일 공청회를 중단하고, 파행적 진행과정을 해명하라!> 2003년 소위 개혁정부인 노무현 참여정부가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16대 국회 교육상임위에서는 사립재단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사립학교법은 거부하고 퇴직교장의 노후까지도 책임지는 삼락회법을 통과시키는 몰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다. 2004년 4월 15일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과반수 의석을 넘기고, 민주노동당은 10석으로 제3당이 되었다. 개혁이 불가능한 이유를 부족한 의석수로 돌렸던 참여정부는 이제 개혁의 칼날을 세
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참여정부가 보여준 교육개혁 기조에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유례 없는 생활기록부 집적프로그램인 네이스를 강행하고 인권위 권고까지도 무시했던 참여정부의 반인권적 행태, "교육은 상품이 아니다"며 교육의 국제거래를 반대했던 사회단체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교육개방이 대세라며 교육개방계획서를 제출했던 참여정부의 반공공적 행태, 입시명문고로서 자리잡은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 확대정책이 평준화체제를 흔드는 정책임에도 평준화 보완으로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를 앞세우는 참여정부의 모순적 행태, 사교육만은 잡겠다며 호언장담했건만 고작 사교육대책으로 나온 것이 아이들을 사각모니터에 가둬놓거나 14시간 넘는 학습노동을 강제하는 것을 교육패러다임의 전환이니 하는 거창한 말로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참여정부의 몰상식적 행태는 교사와 국민들을 충분히 실망시켜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애초에 참여정부가 내세운 공교육강화 기조가 교육시장화로 급격히 선회하면서 교육개혁은커녕 교육현장은 더욱 왜곡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냉철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그나마 학교민주화를 통해 정상적인 학교운영에 기여하겠다며 제시한 교직원회·학부모회·학생회 법제화 공약은 1년이 넘도록 마땅한 방안조차 나오지 못한 상태이며 점수위주의 교장임용제도를 탈피하겠다고 제시한 공약조차 유실될 위기에 처해있다.
이에 우리는 오늘,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한 팀이 되어 진행하고 있는 교원승진제도 개선을 위한 국민여론사업의 파행을 특별히 지목하여 규탄하며, 올바른 교장제도 개혁을 통해 학교 교육 혁신을 위한 개혁의 비전을 제시할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 4. 23 공청회까지의 파행적 진행과정을 규탄한다 ! >
우리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주도하고 있는 『교원인사혁신을 위한 국민여론수렴사업』의 일환으로 진행예정인 4.23 공청회는 한국교총, 교장단협의회 등 현행 교장 승진제도의 기득권 세력에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그대로 영합한 결과물을 발표하는 장이다.
이번 공청회에서 발표될 최종안은 현행 교장 승진제도의 문제점을 그대로 존속시킨 채 현장 파행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번 공청회 토론 참석을 요청 받은 전교조를 비롯해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교장선출보직제와학교자치실현연대는 공청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03년 5월 30일부터 진행해온 『교원인사 혁신을 위한 국민여론 수렴사업』은 '교장 승진제도 개선'을 목적으로 교육부가 발주하고 한국교육개발원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현행 점수 위주의 승진체제를 탈피하여 교장보직제 등 교장 임용제도를 다양하게 도입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방안을 실천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이미 현행 점수위주의 교장승진제도는 학생지도 부실, 점수를 둘러싼 각종비리, 학교의 비민주적 운영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오래 전부터 교사와 학부모로부터의 원성의 대상이었다.
한국교육개발원과 교육부는 2003년 5월 30일 교원인사 혁신협의회를 구성하였고, 여기에는 교원단체를 포함한 8개 단체와 시·도교육청, 교육부, 개발원 연구팀, 관련 전문가들이 포함되었다. 그 후 2003년 7월 19일 ~ 12월 16일까지 '전문가 초청 발제와 토론'을 중심으로 총 8차례의 워크샵을 진행했으며, 2004년 4월 23일 공청회를 통해 최종안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공청회를 통해 반개혁적 내용을 발표하기까지 『교원인사 혁신협의회 사업』은 다음과 같은 파행과정을 거쳤다.
- 한국교육개발원과 교육부는 총 8차례 워크샵에 초청되는 전문가(노종희, 전제상, 서정화, 박종렬, 이윤식등) 대부분을 '교장자격증 체제 유지 입장', '교원 평가제도 도입', '자격증 다단계화'를 주장하는 사람들로 구성하여, 기존 교장자격증 제도에 대한 비판적 입장보다는 기존 교장자격증 체제의 유지를 전제로 한 논의로 초점을 맞춰 왔다.
- 또 우리는 워크샵 과정에서 논의의 방향을 결정짓는 '단체 질의어'와 '워크샵 정리 내용문'의 편파성에 대해 계속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교장자격증 체제를 고수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제시되어 왔다.
- 10월 24일 5차 워크샵에서는 애초에 상정되지도 않은 '교원자격 다단계화 방안'을 논의 주제에 끼워 넣었다. 이 방안이 끼워 넣기 식으로 이루어진 것은 한국교총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이다. 5차 워크샵과 6차 워크샵에서 많은 위원들이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7차 워크샵에서 또 다시 변형된 자격 다단계화 방안을 제시하며 "자격증 다단계화가 아니고는 교사의 자기개선을 유도할 수 없다", "상위가 아닌 전문의 의미다"며 억지춘향 격으로 다단계화 도입을 끝까지 관철시키려 했다.
- 계속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파행과정이 시정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반개혁적 흐름을 조장하는 한국교육개발원과 교육부의 태도에, 전교조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협의회 참석단체는 탈퇴를 선언하였고, 교육관련 시민단체들과 함께 12월 10일 정부 종합청사 앞에서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원인사제도 혁신협의회에서 개혁 발목잡기를 중단하고 학교자치와 교장보직제 공약이행에 적극 나서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 '교원종합평가'의 경우 이번 사업에서는 다루지 않기로 했음에도 2·17 사교육비 경감방안의 주요 현안으로 부각됨에 따라 교육부의 요청으로 교원평가방안을 공청회에 기습적으로 끼워 넣게 되었고 결국 근평 체제에 근거한 교원평가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 대국민 여론사업의 취지에 맞게 애초 계획은 국민, 교사에 대한 대대적인 설문조사와 권역별 4차례의 공청회를 진행하기로 되어있었으나, '설문 결과에 따른 논란'을 이유로 설문조사 사업을 폐기하고, 예산과 날짜의 촉박함을 이유로 23일 공청회로 이번 사업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대국민 여론사업이라는 취지를 포기한 것이다.
이번 공청회에서 발표될 예정인 최종 내용은 이러한 기득권 편향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교육부관료와 한국교육개발원의 파행적 사업추진의 결과물이다. 현행 승진체제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방치한 채 근무평정체제 유지, 교장임기의 연장수단으로 전락한 초빙제의 문제를 그대로 존속시키고, 성격조차 불분명한 채 교육청 주도로 이루어지는 공모제의 부분적 도입 등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승진제도 개선방안을 제출하고 있다.
최종방안에는 승진제도개선방안 외에 교원평가방안과 교원자격다단계방안을 추가로 제출하고 있다. 우리는 "근무평정과 새로운 평가제도는 공존할 수 없다"며 승진의 도구일 뿐인 근무평정제도의 폐지를 주장했다. 정부는 새로운 교원평가제도는 승진의 도구가 아니라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근무평정에 20%정도를 반영해 승진체제와 연계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현행 승진의 도구인 근무평정을 존속시킨 채 새로운 평가를 도입한다는 것이 결국 승진과 평가의 연계로 귀결됨을 알 수 있다. 더불어 교장평가의 경우 평가의 주체를 학교구성원이 아니라 교육청에 둠으로 학교구성원의 대표로서의 교장보다는 교육청의 말단관료로서 교장의 지위를 명확히 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사퇴하고 교육부는 파행과정에 대해 충분히 해명하라!>
이러한 반개혁적 방안 마련과정은 이제까지의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관행과 무관치 않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사교육비경감방안, 지방교육행정체제개편, 교단안정화, 교원인사혁신협의회, 교원자격 양성체제 개편 등 교육부가 최근에 구성한 거의 모든 위원회는 교육부가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교육개발원이 협의회나 토론회 개최, 보고서 작성 등의 실무를 진행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오랜 동안 교육개발원은 교육부의 입장에 순응하거나 보수적인 논리를 대변하면서 교육계의 기득권을 보호에 앞장서고 교육부 하청업체를 자임해왔다. 뿐만 아니라 참여정부의 교육기조에 반하는 교육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혹평을 받기까지 하고 있다. 실상이 그러하다 보니 각종 위원회는 명분은 개혁을 내걸고 있으나 교육정책의 보수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할 뿐, 개혁적인 교육정책의 수립이나 대선 공약의 전향적인 실현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이종재 한국교육개발원장이 주도하는 일련의 굵직한 프로젝트는 계속되는 정책실패과정에 아랑곳 하지 않고 반교육성, 반 개혁성을 거듭 드러내고 있다. 학교교육의 파행을 부추기고 있는 2.17 사교육비 경감방안은 작년 한국교육개발원이 기본 골격과 내용을 구성했던 것이며, 10억의 국민 혈세를 들여 날림으로 추진되고 있는 지방교육행정체제 개편사업은 관료행정체제를 그대로 존속시키는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3년 교단갈등을 해결해보겠다고 추진하고 있는 교단안정화 사업은 이종재 원장이 따내 한국교육개발원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학교현장의 본질에서 벗어난 채 진행되고 있다. 이번 교원인사 혁신협의사업 또한 기득권 세력에 안주한 채 현장의 파행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이종재 원장은 이러한 반개혁적 흐름을 직접 주도하고 있어 한국교육개발원의 보수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번 공청회와 관련해 "인사혁신협의사업은 한국교육개발원에 전적으로 맡긴 것이고 교육부와의 상관없다" 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인사혁신협의회 위원구성, 진행과정, 내용마련까지 한국교육개발원과 함께 교육부총리 보좌진과 교원정책심의관(현 학교정책심의관)과 교원정책과가 주도하고 있다. 교원정책심의관, 교원정책과장, 연구관, 연구사 등이 매 협의회와 워크샵에 간사로 참여해왔다. 이번 방안이 나오기까지 교육부는 몇몇 학자들과 수석교사제, 현행 자격증체제 유지에 대한 입장 등을 여러 통로를 통해 공식화 해왔으며, 이번 공청회를 통해 개혁적 흐름을 차단하고 기존의 보수적 입장으로 승진제도개선을 종결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23일 공청회와 파행적 인사혁신사업과 관련해 우리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공청회에 이르기까지의 파행과정에 대해 관련단체와 언론에 납득할 만한 해명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 둘째, 교육부는 기득권에 종속된 한국교육개발원이 마련한 최종방안을 폐기하고 현장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개혁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교육부는 애초 계획대로 대국민, 교사 설문조사 등을 통해 현장의 상황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분석해야 한다. 넷째, 계획되지도 않았던 승진중심의 교원종합평가 방안과 교원자격다단계화방안이 도중에 삽입된 경위를 충분히 밝혀야 한다. 다섯째, 인사혁신협의회의 파행적 운영과 한국교육개발원의 반교육적, 반개혁적 흐름을 주도한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책임 있게 해명하고 사퇴해야 한다. 여섯째, 교육부는 수구 보수적 입장에 영합하여 반개혁적 흐름을 주도한 교육부담당자와 연구책임자에 대한 징계가 있어야 한다.
일곱째, 이제껏 진행해온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정책연구와 각종 사업에 대한 총체적 평가와 반성 그리고 개발원의 구조개혁이 시급하다. 한국교육개발원의 독립성과 정책연구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실질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여덟 번째, 노무현대통령의 공약, 인수위 최종안,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의 공약인 교장보직제방안을 현행 교장승진제도의 대안으로 수용하고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끝.
전교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교장선출보직제와학교자치실현연대,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범국민교육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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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4.23 공청회를 중단하고 파행적 진행과정을 해명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