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볼모로 배 불리다니'
'교직원 급식 비리' 학부모 분노 폭발
'빙산의 일각 … 모든 학교 조사해야' 부산지역 초·중학교 전·현직 교장과 행정과장 등 교직원 30여명이 연루된 급식비리가 터지자 부산시교육청을 비롯한 지역 교육계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급식을 비롯한 학교 납품 비리를 이번 기회에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26일 전직 교장 1명과 현직 행정과장이 불구속 입건되는 등 관내 교직원들의 뇌물수수가 적발되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설동근 부산시교육감은 부산경찰청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교육 현장의 많은 부조리와 부패가 사라지고 시스템에 의한 개혁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일부 구습이 청산되지 못하고 있음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부산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설 교육감은 특히 '이번 뇌물수수 사건 발표를 계기로 학교를 둘러싼 잘못된 관행과 비리가 청산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과 언론사 등에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초등학교 3학년 학부모 김모씨는 '아이들의 먹을거리를 둘러싸고 이 같은 비리가 저질러졌다는 점을 믿을 수가 없다'면서 '26일 개학을 하면 곧이어 학교급식이 이뤄질 텐데 어떻게 믿고 맡기겠느냐'고 분개했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참교육학부모회 부산지회 등 5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안전한 학교 급식을 위한 부산시민운동본부'(학교급식운동본부)는 26일 오후 긴급 집행위원회를 열어 27일 오후 학교급식문제 해결을 위한 대규모 결의대회를 갖기로 했다. 민주노동당 부산시당도 이날 '차라리 도시락 먹던 시절이 그립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아이들의 건강을 팔아 배를 불린,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없는 선생님은 교단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도 긴급 입장을 내고 '소문으로만 떠돌던 급식 비리가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라며 '관련 당국은 이 같은 급식 비리가 반복되지 않도록 부산지역 전 학교를 대상으로 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YMCA 오문범 시민중계실장은 '학교와 학부모 시민단체 등이 모두 참여하는 기구를 만드는 등 투명한 급식이 이뤄질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급식 비리는 학교에서 이뤄지는 관행적인 비리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학교장 선임 시스템부터 선출보직제 등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절차로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직원들에게 모두 수천만원의 뇌물을 전달한 B양돈조합 대리점 전직 업주 표모씨로부터 돈을 돌려달라는 협박성 내용증명을 받은 일부 교장과 행정과장들은 공동 대응하기 위해 회의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로부터 이번 사건을 송치 받은 부산지검 특수부는 26일부터 본격적인 수사기록 검토와 보강수사에 들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교장과 행정과장에게 금품을 건넨 표씨의 뇌물리스트 등에 대해 보강수사를 벌인 뒤 조만간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재정·손영신·김영한기자 doublej@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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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부산일보-'아이들 볼모로 배 불리다니...' '빙산의 일각... 모든 학교 조사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