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의 교원평가 매뉴얼(안)에 드러난 학생, 학부모의 평가 무력화를 강력 규탄한다!
교육부가 6월 시범실시를 앞두고 마련한 교원평가 매뉴얼(안)은 그동안 교육부가 누누이 말해왔던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다면평가에 현저히 못 미치는 방안임을 드러내고 있다. 5월 3일 공청회에 내놓은 평가 시안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구체안이 매뉴얼(안)을 통해 드러나면서 표방하였던 교원평가안과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교육과 시민사회는 학생, 학부모의 평가를 무력화시키는 매뉴얼(안)대로의 시행을 중단하고 구체적인 시행 방안에 대한 협의기구를 즉각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
매뉴얼(안)에는 동료교사 평가는 평가관리자가 수거된 평가표를 자료화하여 학교장 및 평가대상자에게 제공하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는 원자료를 교사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이를 평가대상자가 학년말 자기평가서에 기술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학생, 학부모에 대한 평가를 교사 자신이 임의로 해석, 반영하는 것으로 학생, 학부모의 평가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또 교사평가관리위원회의 구성 및 역할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 평가관리위원회를 학교운영위원회 또는 교내인사자문위원회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교사들만으로 구성된 교내인사자문위원회가 대신할 수도 있고, 또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친다고는 하나 학교장의 의사가 절대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또 평가위원 수 또는 평가위원 비율을 학교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여 논란의 소지를 크게 하였다. 예시로서 교원의 비율을 80%, 지역인사를 포함한 학부모 비율을 20%로 제안한 것은 지나치게 교사중심의 평가관리위원회 구성을 유도하고 있다. 또 교사위원은 전체교원회의에서 결정하여 전체 교원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으나, 학부모위원의 경우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추천하도록 하여 유력 학부모단체 임원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평가관리위원회의 역할 역시 단순한 ‘평가 업무의 관리’에 그치고, 평가 결과의 활용에 있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평가관리자와 학교장에게만 평가결과가 통보되고, 그나마 학생, 학부모의 평가는 자료화되지도 않은 채 교사에게 전달되는 방식으로는 평가의 실효성이 확보되기 어렵다.
또한 매뉴얼(안)에서 학부모 평가는 수업참관 학부모에 한하여 제한하고 있다. 물론 당일의 수업에 대한 평가는 참관한 학부모만이 가능한 일이지만, 학부모만족도 조사에는 희망하는 모든 학부모에게 개방하여야 한다.
이외에도 학생의 만족도 문항, 학부모의 수업참관표에 의한 평가, 학부모 만족도 조사지에 있어 예, 아니오로 표기하는 방식의 평가는 평가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떨어뜨려 교사에게 신뢰를 얻는 평가자료를 제공할 수 없는 방식이다. 학생 평가의 경우에는 그나마 자유기술식 서술란 조차 없는 형편이다.
교육부가 마련한 매뉴얼로서 보면 교총이 주장해 온 “동료평가를 추가한 근평제도”와 다를 바 없다. 또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를 자료화하지 않고 교사가 자기평가서에 반영하는 방식은 전교조가 주장한 자기평가에 학생, 학부모의 의견수렴을 하겠다는 방안과도 다르지 않다. 결국 표면적으로는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다면평가처럼 치장하였지만 말뿐인 참여이며, 교육부의 강행과 교원3단체의 저지 투쟁으로 대치국면을 치닫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교원단체의 요구를 수용한 것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수업전문성을 신장하고 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교원평가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이 갖추어져야 함을 요구한다.
첫째, 동료교사 평가가 중심이 된 평가가 아니라, 학생?학부모의 평가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평가결과를 자료화해야 한다. 둘째, 교사평가관리위원회의 위원 구성은 학교운영위원회 구성비율에 준하여야 하며, 평가 결과 활용을 높일 수 있는 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여야 한다. 셋째, 동료교사, 학생, 학부모 등 평가자 각각이 잘 평가할 수 있는 평가영역과 평가요소가 개발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이 다수가 동일한 영역만 평가하는 방식은 진정한 다면평가가 아니다.
2005년 5월 27일
교육과 시민사회
담당 : 윤지희대표(016-209-6857), 안선회정책실장(011-260-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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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교원평가 매뉴얼(안)에 드러난 학생, 학부모의 평가 무력화를 강력 규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