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141746 글쓴이 황기철 조회수 102
제 목 학교장인가 학원장인가
최근 사직고등학교의 학교 운영이 그 도를 한참 지나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공교육 기관인 학교를 사설입시기관의 부속물 쯤으로 여기고 마치 큰 업적인 양 초청강연까지 해대는 행태는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학부모 간담회'라는 중요한 행사에 입시설명회를 연상케 하는 그것도 특정 사설학원의 강사를 부르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 생각하는 그 우매함이 내내 마음을 짓누릅니다. 아무리 진학이 중요하고 성적이 중요해도 학교장으로서 지켜야 할 법도가 있는 법입니다. 학교장의 잘못된 선택으로 사직고등학교 교직원의 자긍심과 명예를 훼손한 것은 누가 보상을 해야 합니까? 그렇잖아도 공교육이 붕괴되었다느니 학교는 죽었다느니 이런저런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는 마당에 제 발등 찍는 일을 오히려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현재 학교 관리자는 도대체 누구입니까. 학생들을 강당에 모아 놓고 마치 궐기대회를 연상케 하는 구호와 집단 연호로 억지를 써대는 최근 우리 사직의 모습은 얼마나 초라합니까. 학교의 민주적인 운영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이 오로지 입시성적을 올려서 지역의 여론을 호도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으니 '학교와 학원'이 무에 다를 바가 있을까요. 잘못된 길은 열심히 나아갈수록 더 깊은 수렁으로 들어가듯이 아무런 철학이 없는 학교 행정은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에게 갈등과 피해를 줄 뿐입니다. 사직고등학교가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지요. 국가의 녹을 먹는 공직자요 공교육기관의 수장으로서 그 행위가 갖는 무게를 정녕 모른단 말인가요. 공교육기관으로서 공공성을 띤 진학지도와 학생들 하나하나의 차이와 현실을 잘 분석하여 '최대공약수'를 만들어 내는 지혜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천진난만한 생각이었는지요. 내가 모시고 있는 사람이 학교장인지 학원장인지 정말 헷갈립니다. 나의 소속은 어디입니까. 무너진 자존심은 또 누가 보듬어 줍니까? 이래도 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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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황기절(?) 선생의 답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