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특별반’ 논란
일부학교 성적우수학생 영어·수학반 운영…“서열화 조장”
중학생 학업성취도 평가가 도입되면서 방과후 학교를 입시 학원식으로 운영하는가 하면, 일부 중학교에서는 성적 우수학생만을 위한 특별반(심화반)까지 개설하는 등 과열경쟁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11일 일선 중학교와 교사들에 따르면 ㅈ중은 특별반을 설치,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따로 모아 학습지도를 하고 있다. 3학년의 경우 영어와 수학 2개반을 운영하는데 성적 우수자에 한해 참여토록 하고 있다. 특별반 수업은 정규수업 7교시가 끝난 뒤 한 시간씩 이뤄진다. 이 학교는 2학기부터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특별반 1개반도 편성했다. 게다가 교사들의 수업료 명목으로 1인당 3만원 남짓한 돈을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이 학교 한 교사는 “영어·수학 특별반 설치에 대해 교사들이 반대했는데도 학교측이 실력 향상을 이유로 강행했다”며 “중학교가 사설 학원을 따라가고 있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학교측이 내세운 특별반 설치 이유는 학교 실력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ㅈ중 학생들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ㅅ중도 영어·수학 과목을 중심으로 특별반을 운영하고 있다.
ㄱ중은 7교시 방과후 학교 때 특기적성교육 대신 국어, 영어, 수학 등 5개 과목을 중심으로 교과 수업을 하고 있다. 1~3학년 전체 학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방과후 학교 선택권이 아예 없다.
문제는 특별반이 주변 학교로 파급, 확산된다는 점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ㅈ중 인근 학교에서는 `특별반’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관계자는 “ㅈ중도 하는 데 우리학교도 못하란 법이 있느냐”며 “특별반 운영을 놓고 내부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적별로 나눠 진행하는 특별반도 문제이지만 학생 및 학부모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방과후 학교가 더 큰 문제다.
7교시 방과후 학교나 수준별 수업 프로그램에 참석하지 않는 학생들은 도서실에서 자율학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전교생이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의무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것.
하지만 시 교육청은 “정규수업 과정 이후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은 방과후 학교로 본다”며 특별반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학교에서 전체 학생을 다 수용하기 어려워 방과후 학교에 심화반을 편성하고 있다”며 “그러나 학생들을 강제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김대준 정책실장은 “지난 1학기 때 일곡 지역 중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따로 뽑아 방과후 학교 논술 교육을 하려다 문제를 제기하자 그만 둔 적이 있었다”며 “수준별 교과프로그램이 서열화와 입시학원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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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특별반 논란-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