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 가능 교사 채용한다고 해놓고선…”
인화학교 이번엔 교사 채용 잡음
인화학교(청각장애 특수학교)의 법인측과 학교측이 동문회, 학생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채 교사 채용을 진행해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등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인화학교총동문회와 학부모회는 2일 오전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광주인화학교 정상화 촉구 총동문결의대회’를 열고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수화 가능한 교사 및 농아교사를 채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자리에는 수업거부를 13일째 하고 있는 중고등부 학생 10여 명도 참석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3월 초. 학교 측이 기간제 교사 5명을 채용했는데 이 교사들이 수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2월5일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와 법인 이사진들이 만난 자리에서 법인은 “새로 교사를 채용할 때 수화통역사 자격증이 있는 교사를 우선적으로 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본보 2월6일자 보도> 또 교원자격증이 있는 청각장애인 채용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었다.
인화학교학부모회 조규남 회장은 “학교정상화를 위해 동문과 학부모들이 학교에 제안한 요구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학생들의 학습권이 계속해서 침해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업거부 사태의 중심에 청각장애인 채용과 관련된 것이 있다. 학교측은 컴퓨터 교과목의 경우 특수학교 및 일반학교 정교사 자격증 소지자에게 응시자격을 부여했고, 2차 면접 전형에서 수화통역사 자역증 소지자를 우대한다고 명시했다. 이 학교 생활시설인 인화원 보육교사 ㅈ(45·청각장애)씨가 컴퓨터 교과목 교사채용에 응시했고, 응시자 중 수화통역사 자격증 소지자는 ㅈ씨가 유일했는데도 학교 측은 2차 면접까지 치른 뒤 신규교사 채용을 보류해 버렸다.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윤민자 집행위원장은 “갑자기 학교에서 특수학교 정교사 자격증을 따졌다. 그 교사가 말하는 것이 조금 불편하지만 수화를 잘 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문제가 없다”며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활동을 해 온 교사이기 때문에 배제하려 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태화 교장은 “채용된 교사 중 일부 교사가 수화를 못하는 것이고 현재 전 교사가 수화 연수를 받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교사들이 수화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하겠다”며 “ㅈ씨와는 학교 문제와 관련해 해결되지 못한 것이 있어 채용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 해임명령이라는 인권위 권고 무시, 일방적인 교장과 이사진 선임 등으로 인해 법인 측과 학생들·학부모들간의 불신의 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교사 채용은 인화학교 문제의 또다른 불씨가 되고 있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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