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은 돈을 밝힌다. 학교생활을 편안하게 하려면 돈을 주라”는 말이 처세술로 통용되는 곳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광주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교사는 물론 비정규직, 특기적성교육 강사들에게까지 상습적으로 금품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급기야 시교육청과 서부교육청이 28일 진상조사에 나섰다.
전교조 광주지부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이 교장은 명절·전입·비정규직 재임용 등 특정한 계기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금품을 강요하고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 교사는 “승진을 생각한다면 승진의지를 표현해야 한다.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무 소용없다.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말까지 교장으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교사에게 ‘승진 의지’ 운운하며 ‘말과 행동으로 표현’할 것을 주문한 교장의 처사는 ‘상납’을 노골적으로 종용한 것에 다름아니다.
이 교장은 갖가지 명목의 금품 수수에 그치지 않고 평소 교사들에게 문안인사를 강요하고 옷차림까지 간섭하는 등 전횡의 정도가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사가 교장을 ‘제왕’이라고 표현한 데서도 이 학교의 수직적이고 봉건적인 조직문화가 짐작된다. 교장이 교사 위에 ‘군림’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상명하달식 지시와 복종의 문화가 지배한다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학교운영은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경직된 문화는 교직사회의 보수성이나 폐쇄성을 강화시킨다. 학생들에게 미칠 부정적 여파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교장과 교사 간에 금품이 오가고, 교사의 자율성을 해치는 학교현장에서 어떻게 학생들이 민주와 자율과 창의를 온전히 배울 수 있겠는가.
부적격하고 부도덕한 교육자는 엄정하게 가려 퇴출시키는 것이 자라나는 학생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시교육청은 “그 학교만의 문제겠느냐”는 의견들에도 귀기울여 여타 학교에도 유사한 사례가 없는지 차제에 살펴서 구태와 부정부패를 몰아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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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 교원은 퇴출시켜야-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