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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7 18:25: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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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선 |
 새내기 학부모들이여, 학교를 만들어 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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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학부모들이여, 학교를 만들어 가라
[NGO칼럼]이영선(참교육학부모회광주지부 사무국장)
2007년 03월 07일 (수) 10:59:20 시민의소리 webmaster@siminsori.com
3월은 노랗게 별이 부서져 내린 듯한 개나리들로 눈이 부시지만 아이를 입학시키는 학부모 눈엔 그런 것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특히 첫아이를 입학시키는 경우, 아이보다는 학부모가 더 긴장하게 된다. 학교에 대한 주변 사람들 소리에 중심을 못 잡고 이리저리 흔들리기까지 한다. 그래서 참교육학부모회 ‘새내기 학부모 교실’은 우리끼리 흔히 “옆집 아줌마를 조심 하세요”라는 웃음말로 시작한다.
새내기 학부모들에게 먼저 아이를 보낸 옆집 아줌마들의 말은 학교에 대한 최고의 고급정보로 통한다. 그런데 문제는 옆집아줌마들의 여러 가지 말 중에 특히 영향을 주고 오래 각인되는 말은 주로 학교에 대한, 특히 교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사례들이라는 것이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얘기를 실감나게 해주면서 나름대로 ‘학교에서 살아남는 방식’에 대한 현명한 부모의 처신에 대한 해법까지 주고 옆집 아줌마는 간다.
사실, 말을 던지고 가는 사람이야 돌아서면 잊어버릴지 모르나 새내기 학부모에겐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부터 생겨 아이를 학교 보내는 내내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떻게 보면 학교는 우리가 만들어 가는 곳이다. 학교나 교사들에 대한 왜곡된 출발이 결국은 아이를, 학교를 망칠 수 있다는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 큰 둑이 무너지는 건 주먹만한 구멍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그렇다면 학부모의 올바른 학교 참여는 어떤 것일까?
학부모는 학생과 교사와 더불어 교육의 주체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도 학교에 대한 권리와 역할이 있는 것이다. 3월이 되면 각 학교가 운영위원 선거를 하게 된다. 아직도 학교운영위원을 학교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어느 정도는 지원할 각오를 하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의 예ㆍ결산을 비롯해서 학교를 운영하는 과정전반을 심의, 의결하는 곳이다. 아이들이 먹는 급식에서부터, 앨범, 수학여행, 방과 후 특기적성, 학교발전기금에 이르기까지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치게 되어있다.
물론, 아직도 학교운영위원회가 주어진 제 역할을 소신껏 잘하기보다는 학교장에 의해 끌려가고 있는 예들도 많고, 운영위원 선출 과정이 민주적이지 못한 학교도 있다. 그러나 학교운영위원회를 제도화한 자체가 오랜 학부모운동의 성과였던 만큼 학교운영위원회를 바람직하게 만들어가는 중요한 한축에 학부모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분명히 할 부분이 있다. 학부모운영위원은 나 개인이 아닌 학부모를 대변하는 위치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들과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하고,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모든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 학교의 낡은 관행과 당당히 맞서 싸울 수도 있어야한다.
학부모의 학교 참여는 학교운영위원회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먹는 급식재료를 검수하는 급식검수단, 아이들의 통학로를 지켜주는 녹색어머니회, 독서모임을 비롯한 동아리 모임 등 여러 형태가 있다. 그러나 이런 정형화된 학교 참여는 자칫 시간나고 여유있는, 소위 능력되는 학부모들만이 하는 학교 참여로 비춰지는 면도 있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것은 필요할 때 부담 없이 학교와 소통할 수 있는 학부모의 자신감이다. 여기서 말하는 학부모로서의 자신감의 실체는 개인주의를 뛰어넘는 공동체적 삶의 지향에서 나올 수 있다.
새내기 학부모들이여, 학교는 우리 아이들 모두가 골고루 행복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하고, 교육은 삶을 살리는 것이어야 한다. 그 길에 내딛는 첫발이 부디 학부모의 진정한 자신감으로 넘쳐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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