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다니는 김영훈씨는 청각장애인이다. 비장애인과 함께 수업을 받고 있는 그는 강의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김씨는 강의 내용을 적어 놓은 친구의 노트를 보고 수업을 한다. 이 학교 학생복지팀은 사회복지학과에 청각장애인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조선대학교 특수교육과 3학년 이지은씨는 점자교재 없이 수업을 받는다. 시각장애인인 그에게 점자책은 꼭 필요하지만 교재가 해마다 바뀌기 때문에 구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장애인교육의 현실이다.
최근 장애인의 교육권을 확대하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 교육의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 영·유아에서부터 초·중등교육, 그리고 대학생(성인)에 이르기까지 장애를 가진 누구라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지만 현행 특수교육진흥법에는 이러한 지원 내용이 없다.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지원에 관한 법률인 특수교육진흥법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장애인교육권 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국회에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
광주장애인교육연대(이하 장애인연대)는 12일 광주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번 서명운동은 오는 16일까지 광주우체국 앞에서 진행한다.
장애인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이 발의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국회가 정치현안 등을 이유로 법률 심의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며 “국회는 장애아동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 법안을 이달 임시국회 기간중에 조속히 상정하고, 원안 통과시켜라”고 주장했다.
장애인연대는 “장애인교육지원법은 2년여 기간 동안 장애인 교육주체들이 직접 참가하여 만든 법안으로 지난해 5월8일 국회의원 229명이 공동으로 발의하였으나 아직 국회에 상정조차 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수교육진흥법을 폐기하고 △생애주기별 교육 지원 체계 확립 △실질적인 통합교육 실천 △관련서비스 재원 체계 마련 △개별화교육 지원 계획 강화 △보호자의 참여 권리 확대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장애인연대 박찬동 집행위원장은 “전체장애인의 45.2%가 초등학교 이하의 학력을 가지고 있고 장애학생 4명 중 1명만이 교육을 받고 있다”며 “이는 장애인이 최악의 학력소외계층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현재 국회는 교육 현장에서 배제당해 온 장애인의 교육현실을 외면한 채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며 “장애인교육지원법이 원안대로 통과돼 장애 아동에게 제공돼야 하는 교육은 물론 장애로 인한 또 다른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교육을 받는 ‘통합교육’을 실현하는 데 있다. 특수교육과 일반교육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통해 아이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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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최악의 학력 소외 계층-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