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안전한 급식’ 무관심
도, 100% 친환경농산물·한끼당 542원 지원
시, 한끼당 200원…각구는 조례도 제정 안돼
광주시가 학교급식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도 4년이 넘도록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눈총을 받고 있다.
시가 학교급식 지원조례 시행규칙을 재입법 예고하면서 당초 시행 규칙 안을 크게 변경한데다 예산 지원도 인색해 허울뿐인 조례로 전락하고 있다. 더구나 다른 광역시 기초단체와 달리 광주지역 5개 구청에서는 학교급식 지원 조례조차 제정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식재료를 친환경 농산물로 공급하고 아이들에게 올바른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관심과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학교급식지원 예산을 지난해보다 6억원 늘어난 9억6000만원 가량 편성했다. 이 중 4억8000만원은 광주시가 나머지 4억8000만원은 5개 구청에서 부담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북구와 동구는 학교급식 지원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이웃 전남도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금액이다. 전남도의 경우 올해 도비와 시·군비 등을 포함해 지난해보다 75억원이 늘어난 361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어서 광주시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전남도는 또 올해 전남 지역의 학교 급식 식재료를 100% 친환경 농산물로 공급할 예정이다. 지원단가도 전남도는 한 끼당 평균 542원으로 광주의 1인당 200원 보다 2배 이상 높다.
광주 학교급식 조례제정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그 원인을 지자체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조례가 제정된 지 4년이 되어가지만 이를 위한 실행기구인 심의위원회조차 구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교육청과 학교당국의 미온적 자세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운동본부는 학교급식 지원조례 시행규칙을 보안하기 위해 시 조례를 개정하고, 구(區) 조례 제정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학교급식 지원이 매칭 펀드 개념으로 시가 50%, 구가 50%를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구 조례를 제정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주민발의로 시 조례 개정과 함께 5개 구 조례 제정을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운동본부는 5개 구 조례제정운동본부를 발족하고 오는 3월부터 주민발의를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운동본부는 또 이달 말 시교육청과 시범학교 운영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운동본부 윤난실 공동집행위원장은 “광주시가 예산을 6억원 가량 증액했다고 하지만 올해부터는 90일분에서 180일분으로 늘려 학교급식에 반영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늘어나지 않았다”며 “적은 예산으로 26개 우수농산물지원 시범학교가 제대로 운영될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윤 집행위원장은 “아이들을 위해 안전하고 건강에 좋은 친환경 급식을 공급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할 매우 기본적인 의무지만 광주시와 5개 구청은 이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이영선 사무국장은 “급식심의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광주시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운동본부 조직을 정비하고 각 학교 운영위원회에 참여해 구조례를 제정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에게 공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식재료를 지원하는 데 조례만 있으면 되지 시행규칙은 중요하지 않다고 항변하고 있다.
시 농정과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주장처럼 학교급식 지원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법이 없어서 지원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예산이 없어서 문제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보다 예산이 6억원 정도 늘었는데도 조례나 시행규칙을 탓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시가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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