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게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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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5 15:45: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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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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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부원 샘과 떠난 역사기행-논개,향교/박신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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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우리가 자주 찾고 그래서 그만큼 친근한 산이다. 심지어 유홍준은 지리산이란? 이란 질문에 "산은 지리산"이라는 짧고 굵은 대답을 했더란다. 지리산이 그만큼 잘 알려진 산인 반면에 지리산 다음으로 전라도에서 높은 산인 "덕유산"은 상대적으로 먼 감이 있다. 무주 리조트로 그나마 알려진 덕유산의 향적봉은 사람들의 발길에 훼손이 많이 되었다고 한다. 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오르지 말라는 말씀이 떠오르는 지점이다.
이 덕유산 자락 아래에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이 태어났었으니 바로 "논개"다.
덕유산은 독특한 지리적 특성이 있는데 다른 산봉우리와는 달리 꼭대기가 평평한 고위평탄면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보통 고위평탄면에 마을이 조성되고 성을 쌓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이 덕유산에도 적상산성이 있다. 둘러둘러 소설 남한산성의 주인공인 동계 정온의 고택을 둘러보기로 했다.
논개의 성씨는 주씨로 전북 장수 출생이다. 구전에 의하면 양반의 딸이었으나 아버지의 죽음으로 집안이 어려워져 어찌어찌 우여곡절 끝에 최경회의 후처로 들어가게 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장으로 나선 최경회는 제 2차 진주성의 함락으로 전사하게 된다. 논개는 복수를 위해 승리를 자축하려고 잔치를 벌인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껴안고 남강에 떨어져 자결한다.
그의 죽음을 조정의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았으나 백성들은 논개를 잊지 않고 매년 논개가 죽은날을 기억하며 제사를 올렸다.
조선 광해군 때 유몽인이 쓴 어우야담에 소개되고 이후 조선 숙종때에 이르러 비로소 공식적으로 인정받으며 역사의 한페이지에 그의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다. 그가 떨어진 바위를 의암이라 하고 의암사라는 사당을 지어 그를 기렸다.
처음에는 이당 김은호가 그린 논개의 영정을 기념관에 모시고 있었으나 복식과 머리모양이 당대와 맞지 않아 논란이 일어 지금의 석천 윤여환의 그림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당 김은호의 친일행적이 입에 오르내린바 있는데 그림이 바뀐 이유가 과연 복식때문이기만 했을까 살짝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의병으로 나선 남자의 행적이었다면 비록 그가 죽었을지라도 120여년의 세월이 걸렸을까? 조선 후기에 들어 한없이 추락한 여자의 지위와 그중에서도 천하게 여겼던 후처의 자리가 그녀에 대한 평가의 시간을 더 늦어지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한다.
세상 모든 목숨의 경중이 있을 수 없으나 인간은 계급으로 그 값을 결정지으려 하니 혹시나 우리가 그 어리석음 속에 하나되어 누군가를 평가하고 있지나 않는지 돌아볼 일이다.
가는 길에 들른 장수 향교.
공자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향교건물이라 한다.
기존의 대성전과는 다른 독특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지붕의 받치고 있는 휘어진 기둥하며 격자문처럼 생긴 창살문. 여러가지 양식이 조합된 독특한 건물이라는 쌤의 설명이다.
임진왜란 때 이 향교 역시 불태워질 뻔 했으나 향교지기 정경손이 목숨을 걸고 지켜 왜병이 감동해 그냥 두었다고 한다. 그의 충정을 기리는 비가 입구에 세워져 있다. 성리학이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파고 들 수 있었던 것은 향교의 역할이 크다. 그러나 성리학이 보호하고 있는 것은 양반이다.
전쟁이 났을 때 그 가장 수혜자였던 양반이 모두 도망치고 없는 자리에 성리학의 혜택과는 전혀 상관없는 정경손이 목숨을 걸고 향교를 지켰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역사적 사실이라 하겠다.
서부원 쌤은 말씀하신다.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사실에 대해 깊이 있게 바라보지 않고 사회가 보편적으로 바라보는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아닌가. 역사를 바꾸기 위해서는 기존의 가치와 질서를 벗어 던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우리의 역사기행이 의미가 있는 것은 단지 어떤 역사적 유물을 둘러 보고 지식적으로 채워져서가 아니라 이런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주는 서부원 쌤이 계시기 때문이다.
[출처] 역사기행 - 덕유산( 논개, 정온) (청소년 인문학 북 카페) |작성자 박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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