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마다 왜 산으로 옮기나
기존 부지 비싸게 팔고 값싼 녹지로…“불편·자연 훼손”
교육용 재산 학교 건립에 쓰는지 검증절차 마련돼야
과거 사립 중·고등학교가 있던 부지에는 어김없이 아파트가 들어서고 이들 학교는 대부분 도심 외곽의 녹지지역을 파고 들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 운영을 맡은 법인 측은 큰 투자 없이 부지를 판 돈으로 새로운 부지와 건물을 세우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은 장거리 통학이나 교통편 부족으로 불편을 겪고있다.
또 도심 녹지는 새 학교부지로 갈수록 파괴되고 있다.
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동고가 남구 주월동에서 서구 산 매월동으로, 송원대와 송원중·고교 등이 서구 광천동에서 남구 송하동으로 이전했으며 구 학교부지는 학교시설 폐지절차를 거쳐 ㄷ건설과 ㅎ건설에 각각 매각돼 아파트 건립이 추진중이다.
대동고와 송원대 등은 교육용 재산인 구 학교부지를 팔아 139억원과 750억원을 받았으며 이를 새로운 학교부지와 건물을 짓는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중·고교의 경우 교육용재산의 쓰임새에 대해서는 관할 교육청에, 대학의 경우 교육부에 각각 보고하도록 돼 있다”며 “따라서 구 학교부지를 매각해 얻은 수익은 모두 교육용재산으로 사용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법인이 토지 구입과 건물 설립 등에 사용한 내역은 자체적으로 정한 감정평가사 평가서를 기준으로 작성되며 시교육청과 교육부는 교육용재산이 제대로 사용되는 지를 점검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실사는 없는 실정이다. 이들 법인들이 도심 외곽의 자연녹지지역으로 옮긴 가장 큰 이유는 부지 가격이 싸기 때문으로 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도심 녹지공간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또 지난 2003년 하반기 주거지역 종류를 나누면서 학교시설에 대해 중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제2종 주거지역으로 분류해 부지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당시 주거지역을 분류하면서 건물 높이가 4층 이하로 제한되는 제1종 주거지역으로 할 경우 층수 제한 등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며 “따라서 그 이상 높이의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제2종 주거지역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시가 도시계획 용도지역 지정을 통해 학교부지 가격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고, 자연녹지지역으로 학교시설 이전을 허용해 도심 녹지공간을 훼손하는 데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 박선화씨는 “녹지지역으로 옮긴 신설 사립학교의 경우 대부분 도로 등 기반시설 조성이 안 돼 있거나 교통편이 불편해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육용재산인 부지나 건물을 매각한 대금이 신설 학교 건립에 제대로 사용되는지 검증하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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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마다 왜 산으로 옮기나-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