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씨, `인화학교 사태’ 인터넷 소설로
11월부터 6개월간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
청각장애학생들에 대한 어른들의 성폭행 사건으로 떠들썩 했던 광주인화학교 사태가 유명 소설가의 장편소설 주요 소재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소설가 공지영 씨가 11월부터 6개월간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키로한 장편소설 `도가니’가 그것.
소설 `도가니’는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진 집단 성폭력의 수습과정을 소재로 삼아, 사건이 발각되고 조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사건에 연루된 상류층이 담합해 사건을 덮으려하자 그에 맞서 진실을 밝혀내고자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알려졌다. 가난과 장애까지 더한 피해자들을 입막음하려는 상류층의 부도덕성을 고발한다는 것.
작가는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난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광주를 방문해, 인화학교 대책위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인화학교대책위 윤민자 집행위원장은 “공지영 작가가 이미 사건 진상에 관한 자료들은 대부분 모아놓았고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된 사람들도 만나봤더라”며 “우리와 만날 때는 한번에 예닐곱시간씩 얘길 했는데, 주로 대책위 활동 중 느낌이나 재판과정에서 `벽’이라고 느꼈던 실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공 작가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소설을 통해 사형제도의 문제를 공론화시켰던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인화학교 문제가 소설의 소재에 그치더라도, 그의 작품을 통해 장애학생들의 성폭력 피해와 인권문제에 대해 좀 더 세상의 관심을 받게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고마운 일이다”고 말했다.
소설 제목 `도가니(The Crucible. 시련, 도가니)’는 미국 작가 아서 밀러의 53년도 동명 작품에서 따왔단다.
10년 전 다이엘 데이 루이스와 위노나 라이더 주연으로 개봉했던 영화 `크루서블’의 원작이기도 한데, 집단 형태의 악과 개인의 양심에 관한 작품이었다.
한편, 광주인화학교 사태는 청각장애 학생들이 2000년 이후 이 학교 교장을 비롯한 일부 교직원들에 의해 상습적으로 성폭행 또는 성추행을 당한 사실에 대해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대책위를 구성해 기나긴 진실 규명투쟁을 벌였고 사건발생 8년만인 올초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하지만 최근 광주고등법원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선 성폭력을 한 가해자들에 대한 항소심재판에서 낮은 형량을 선고한데 대해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광재 기자 jajuy@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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