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앞 문구점 가보셨나요?
“불량식품 전시장” 방불…색·향·인공 맛으로 아이들 유혹
초등학생 학부모라면 한 번쯤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가보셨을 겁니다. 그러면 문구점도 가보셨나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대부분 100원 안팍의 싼 값으로 과자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판매하는 사탕 종류 모르시죠. 놀라지 마세요. 무려 500 가지나 된답니다. 젤리류 128가지, 껌 75가지, 빵 29가지, 빙과류 18가지, 음료수는 97가지가 넘습니다. 아이들이 먹는 100원짜리 과자의 수입국도 다양합니다. 국적불분명의 과자를 먹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세요. 학교에서 교육을 제대로 한다면 아이들이 불량식품에 노출되는 것은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이 학교 앞에서 사먹는 과자류의 종류와 국적, 성분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지난해 푸른광주21협의회 주최로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광주지부 소속 학부모(30명)들이 시내 112개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판매되고 있는 먹을거리를 조사한 결과 902개 식품 중 원산지는 23개국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산이 55%를 차지했고 중국(25%)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일본, 멕시코, 브라질, 필리핀, 콜롬비아, 베트남, 파키스탄, 칠레, 불가리아, 홍콩, 아르헨티나 등입니다.
사탕·젤리·초콜릿·껌·빵·음료수·과자·빙과류 등 8개 식품별 원료는 약 1000종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당수 합성화합물로 일반 학부모들이 이해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있었습니다. 특히 원재료 명을 육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한 것이 많았습니다.
보고서는 “학교 앞에서 판매되고 있는 값 싸고 질 낮은 과자에 너무 많은 첨가물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며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만들어진 색깔과 향, 맛으로 아이들이 유혹당하고 있고, 그 것에 의해 아이들의 입맛이 길들여져 습관적으로 중복섭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탕류
문구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사탕류는 499종. 그 중 중복된 제품을 분리해 216중의 사탕을 조사했는데 원산지는 12개국(국내산 117·중국 11·멕시코 9·말레이시아 3·터키 2, 미기재 13), 원료의 종류는 21종이었습니다.
색소 중 유독 타르계 색소가 많았는데 발암성 물질로 논란이 있고 미국 FDA에서 사용을 금지한 적색2호가 23개 제품에서 나왔습니다. 발암 및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적색3호는 17개, 적색 102호는 13개, 발암성 논란이 있는 청색1호는 110개나 있었습니다.
또 향료는 58종, 감미료 및 강화제는 74종, 유화제 19종, 글리세린 등 보존료는 8종, 기타 66종이었습니다.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를 쓰이고 있는 타르계 색소는 현재 식약청이 허용하고 있어도 알레르기 반응, 발암성 논란이 계속되기 때문에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청색1호를 비롯해 황색4호, 적색40호, 황색5호, 적색102호, 식약청이 금지하고 있는 적색2호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잼·젤리류
112개 학교 중 102개 학교 앞에서 229개 잼·젤리류를 수집, 중복된 제품을 제외하고 128종을 분석했습니다.
원산지는 8개국이었는데 국내산이 64개로 가장 많았고, 중국 35개, 인도네시아 3개, 미기재 19개, 불가리아·칠레·베트남·대만이 각각 1개였습니다.
원재료는 227종이었습니다. 이중에는 흰색페인트 안료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이산화티타늄도 검출됐습니다.
중국산 ‘먹꼬먹꼬’에서는 안식향산타뉴륨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또 식품의 점착성 및 점도를 증가시키기 위한 식품첨가물인 스테아린산마그네슘도 있었습니다. 식품에 고결방지제, 결합제, 유화제 등으로 사용하죠. 스텐아린산마그내슘은 물, 알코올, 에테르 등에 녹지 않습니다. 뇌를 공격하는 흥분독소인 아스파탐도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초콜릿·껌류
초콜릿(155종)의 원산지는 13개국이었습니다. 역시 중국(41개) 제품이 많았습니다. 원료의 종류는 231종이었습니다. 껌도 254개를 모니터해 75종을 조사했습니다. 껌 원료 중 식품첨가물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BHT(디부틸히드록시톨루엔)도 있었습니다. BHT는 오로지 식기 또는 식품포장재 등의 플라스틱 제품에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 두드러기, 재채기, 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코치닐 색소도 있었습니다.
▶과자류
학교 앞에서 수거한 과자류는 모두 475종이었습니다. 중복된 종류를 정리해 152종의 과자를 조사했습니다. 국내산이 84개, 중국산이 43개, 인도네시아 산이 9개였습니다.
과자 첨가물에는 타르색소인 알루미늄레이크, 비료의 원료로 사용되는 제삼인산칼륨,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해 가공식품의 보존료로 사용되는 소르빈칸칼륨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
색깔과 향 못지않게 아이들을 유혹하는 것이 인공 맛이었습니다.
보고서는 112개 학교 중 65개(58%) 문구점이 식품을 가열, 조리해서 판매하는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소시지, 햄, 만두, 닭꼬치 등이 많았는데 햄·소시지에는 아질산나트륨(보존제, 발색제)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광주지부 이영선 사무국장은 “불량식품이 수입·유통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문방구 업주와 학부모들이 공동으로 안전한 먹을거리 스쿨존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해 볼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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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문구점 가보셨나요?-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