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복지까지 `무한경쟁’?
저소득층 지원 교육사업도 성과 위주
학생 만족도에서 성적 지표로 평가
학교가 전 영역에 걸쳐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교육 복지 부문까지 성과의 잣대를 들이대 논란이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가 저소득층 복지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지원사업’의 평가를 학생들의 프로그램 만족도에서 기초학력 향상 비율로 바꾸면서 복지까지 성과로 재단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지원사업은 지난 2003년부터 저소득층 자녀가 많이 다니는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과 문화, 복지 전반에 걸쳐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 광주지역의 경우 각화초 병설 유치원 등 영·유아시설 9곳, 삼정초 등 초등학교 9곳, 무등중 등 중학교 6곳 등이 1년에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7000만원까지 지원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 들어 이 사업의 이름에서 ‘복지’를 빼내고 ‘교육투자우선지역’으로 바꾼 뒤 성과 위주의 평가를 도입시킨 것. 이전에는 학생들이 만족하면 좋은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았지만 현재는 학업에 대한 태도 개선비율이나 기초학력 미달학생 개선비율 등 학력증진 지표를 중심으로 사업을 평가한다. 특히 사업성과가 미흡할 경우 지원을 중단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의 이름에서 복지를 도려냈지만 여전히 이 사업은 복지 쪽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 사업지역 대상 학교를 보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한부모 가정 자녀가 평균 70명 이상인 학교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사업의 지원을 받는 한 중학교 교사 A 씨는 “이 사업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교육이나 문화 혜택에서 소외된 학생들을 위한 것이고, 선정 기준도 그렇게 정해져 있다”며 “이젠 교육 복지까지 성적으로 잘라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복지활동에 돈을 주고 판단은 성과로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사업으로 지원된 예산들이 쓰이는 출처를 보면 성과 같은 객관적 지표를 세우기가 쉽지 않다. 방과후 학습 지원이나 주말·방학 학습지원 정도는 기초학력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학교 준비물 지원, 유명인사 초청강연은 기준이 되는 기초학력 진단평가와 전혀 무관하다. 정서발달과 연계된 문화활동, 심리·정서 프로그램, 멘토링과 상담, 가족기능 강화 프로그램, 보건과 의료 지원 등도 결코 성과를 수치로 평가할 수 없는 영역이다.
정부의 사업비 비중 권고안도 이 같은 사실을 반영한다. 권고안은 전체 사업비에서 학습에 38%, 문화 24.3%, 심리·정서 10.9%, 복지 21.2%, 기타 5.6%를 사용토록 하고 있어 학습보다 다른 영역들에 사용되는 사업비 비중이 훨씬 높다.
전교조 광주지부 김대준 정책실장은 “정부는 교육복지의 개념이 지나치게 넓고 모호해 성과 위주의 평가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 동안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며 “교육복지까지 성과로 재단하는 태도는 이 나라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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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복지까지 무한경쟁?-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