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싫어요” 학교급식 고민
학생들 기피현상 뚜렷…일부학교 집단 거부도
교육당국 “한우만 사용” 학부모에 홍보유인물
“학교급식은 안전하니 먹어라.”
“선생님 불안해서 못 먹겠어요.”
최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면서 학교급식에 나오는 쇠고기를 먹지 않은 학생들이 늘자 교육당국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와 교육당국은 학생들에게 급식교육을 시키는가 하면 가정통신문을 보내 학교급식 식재료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급식을 집단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며, 급식 메뉴로 나온 쇠고기를 먹지 않고 남기는 등 쇠고기 기피현상은 더욱 번지고 있다. 학부모들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개방되면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가 학교급식으로 나오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학생들 사이에 쇠고기 기피현상이 확산되자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급식에 한우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불신여론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지도해달라”는 내용의 안내장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했다.
광주시내 A초등학교는 안내장을 통해 “광우병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인터넷 또는 휴대폰 등으로 학생들 사이에 퍼져 급식에서 제공되는 메뉴에 대한 기피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며 “아이들이 쇠고기 식단을 기피하거나 광우병 관련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않도록 지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초·중·고교 학교급식에 나오는 쇠고기는 한 달에 4번 정도다.
시교육청은 학교급식에 국내산 쇠고기(한우) 2등급 이상 만을 사용하고 있고, 축산물등급판정서를 납품 업체로부터 제출 받아 인터넷 축산물 검수시스템을 이용해 축산물 등급판정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교육당국과 학교 측이 ‘학교급식 식재료(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점을 알리는 데 적극 나서고 있지만 ‘안전’에 민감한 학생들은 불신하는 분위기다.
최근 광주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는 급식으로 쇠고기 덮밥이 나오자 학생들이 집단으로 거부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급식 메뉴로 나온 쇠고기가 미국산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 때문에 여학생 200여 명이 급식을 거부한 것. J중학교 학생들도 반찬으로 쇠고기가 나오자 먹지 않고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여고에서는 학교장이 직접 급식교육을 실시, “(쇠고기를)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J중학교 김 모(16) 양은 “학교급식에 나오는 쇠고기는 웬만해서는 먹지 않는다”면서 “친구들도 먹지 않고 버린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 모 씨는 “수학여행을 떠난 딸아이한테 전화가 왔는데 ‘저녁 메뉴에 쇠고기가 나와 기분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며 “중학생 수준이면 미국산 쇠고기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안다”고 말했다.
올바른 학교급식을 위한 광주운동본부 이영선 사무국장은 “현재 중·고생들 사이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일선 학교에서도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검증이 나올 때까지 학교 급식에서 쇠고기 메뉴를 자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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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싫어요 학교급식 고민-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