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단기 영어연수 문제 있다
요즘 교육계에서 심심찮게 들려오는 소식들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에게 거액의 촌지를 요구했다거나, 심지어 학부모들이 교사들 간식으로 생선회까지 제공했다는 등의 뉴스는 듣는 이의 귀를 의심케 한다. 맞벌이 부부나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생활지도 대책도 없이 일률적으로 단기방학을 한 것도 교육현장에서 들려오는 정상적인 뉴스는 아니다.
조금 다른 사안이기는 하지만, 광주 시내 일부 초·중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고액 단기 영어연수 프로그램 역시 고개를 갸웃하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06년부터 시내 6개 초·중학교가 영어연수를 위해 10~20일 정도 씩의 일정으로 해외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 적지 않다.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까지 목돈이 들어간다. 희망자에 한해 참여토록 한다지만 부잣집 학생들만 참여하라는 얘기와 하나 다르지 않다. 누군들 가고 싶지 않겠는가? 자녀들 영어공부에 도움이 된다는데 보내고 싶지 않은 학부모가 또 어디 있겠는가?
실제 참여 학생들도 학교별로 많아야 20여 명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부모는 왜 돈이 없는 걸까?” 가고 싶어도 못가는 학생들의 하나같은 마음일 것이다.
어학연수의 효과라도 넘친다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달랑 10~20여 일 동안의 해외연수로 영어실력이 얼마나 늘지 생각해보시라.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 건 아니지 싶다. 그렇잖아도 이명박 정부의 학교자율화조치가 발표되면서 공교육의 사교육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데 일부 부유층 자녀들만을 위한 이런 프로그램을 일선학교에서 왜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 것의 학습효과가 아무리 뛰어난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초래되는 부작용이 훨씬 크다면 안 하는 게 맞다. 영어공부도 좋지만 부자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간에 조성되는 위화감, 돈 없어 못 보내는 학부모들이 받을 상처 등은 어떻게 치유하려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
일부 부유층 자녀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이런 프로그램은 사설 교육기관이나 민간기업이 파는 `상품’에 가깝다. 모든 학생들에게 고르게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 공교육의 영역은 분명 아니다. 학교가 할 일 따로 있고 학원이나 여행사가 할 일 따로 있다. 일선학교과 교육당국은 이런 일에서 당장 손을 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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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단기 영어연수 문제 있다-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