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연합평가가 뭐길래?
13년만에 “전국일제고사 부활한 것” 교사들 “교육계 대운하 파기” 반발
한 날 한 시에 한 시험지로 시험을 치르는 초·중학교 일제고사가 교육계를 뒤흔들어놓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교육인적자원부가 개학하자마자 초등학교와 중학교 일제고사를 부활하기로 결정한 탓이다. 초등학교까지 일제고사가 전면 부활한 것은 지난 1995년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오는 6일 중학교 1~3학년, 11일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국일제고사’의 형태의 진단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가히 국가수준 학력평가의 전성시대다. 새 학기를 맞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시험 준비에 어쩔 줄 모르고 있다.
일선학교 교사들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진단평가와 일제고사 부활은 ‘교육계의 대운하 파기’라며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는 6일, 11일에 실시되는 초·중학교 진단평가는 어떤 문제점이 있길래 교육계가 이처럼 반발하는 것일까?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해 9월 △평가를 통한 학력신장 도모 △교사의 평가전문성 신장 △학교 교육력 제고 △교육과정 편성 운영 내실화와 교육과정의 질 관리 강화 등을 목적으로 진단평가(중1 대상 중학생 전국 연합평가) 를 보기로 합의했다. 교육부도 초등학교 초등학교 4~6학년과 중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교과학습 진단평가(1% 표집)를 보기로 하고, 평가 참여 범위 결정은 시·도 교육청의 재량으로 떠넘겼다.
이에 따라 광주시교육청은 시내 중학교 1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 진단평가는 물론 초등학교 4~6학년, 중학교 2~3학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수준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교사들은 “이러한 일제고사 전면실시는 초등학생들까지 학력 서열화와 입시과열경쟁으로 몰아넣고, 교육 양극화 심화와 사교육비 증가를 조장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 학교 간 성적비교에 따른 서열화와 학생성적에 따른 교원평가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들은 초·중등 전국일제고사의 실시를 막는 것은 입시과열과 교육양극화를 저지하는 것이며, 학생성적으로 교사의 교육활동을 평가한다는 발상을 막아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시험의 가장 큰 문제는 진단평가의 탈을 쓴 ‘전국일제고사’라는 점이다. 진단평가는 교사가 학년의 교육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능력을 진단해 부족한 학생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초등 교과학습 진단평가는 5개 과목(국어·사회·수학·과학·영어) 동시전집 형태의 일제고사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교과학습발달 평가방식을 서술형으로 채택하고 있음에도 이번 진단평가는 객관식 지필형으로 이뤄져 국가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육과정상의 평가 방식을 위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모든 초등학교가 3월에 학교 자체적으로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있어 교사, 학생 모두에게 이중의 부담을 주고 있다.
중1평가는 전국동시 전집실시, 개별성적표까지 발송하는 전국일제고사 전면화의 시작이다. 이미 지난달 말 반배치고사를 통해 학생들의 교과 학력 진단은 끝나 있는 실정이며, 2~3학년은 전년도 성적과 담당 교과 교사들에 의해 진단평가가 이뤄지고 있어 굳이 전국 단위의 획일적인 진단평가는 의미가 없다는 게 교사들의 주장이다.
교사들은 “이번 진단평가 강행은 교사의 평가권을 침해하고, 교육과정을 획일화해 교원평가나 성과급에서 교사 성과척도의 하나로 자리매김 될 수밖에 없다”며 “진단평가 실시 발표 이후 학습지 주가 대폭 상승, 진단평가 대비 학원 성황 등 교육양극화 및 사교육비 증가가 현저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는 “전국연합평가는 이를 집행하는 교육청도 교육청간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평가가 실시되면 자의든 타의든 학교별, 지역별 성적은 공개될 수밖에 없다”며 “비교당하는 교육청과 학교, 그 속에서 학생들의 ‘학교만족 두배’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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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연합평가가 뭐길래?-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