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라는 이유로 교육차별 안돼”
인권위, 시청각중복장애아동 교육정책 수립 권고
이국언 기자 road819@siminsori.com
지난 15일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시청각 중복장애 아동들에 대한 실태조사, 교육정책 수립, 전문교사 양성, 담당 교사 연수 등의 실시를 권고하고 보건복지부장관에게는 시청각 중복장애인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2007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있는 유치부, 초중고 학생은 3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소수라는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
인화학교 문제를 계기로 장애아동에 대한 교육?인권 현실이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 현실에서, 시청각중복장애아동에 관한 국가인권위 조사결과와 함께 전문가로부터 그 대안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를 동시에 갖고 있는 시청각 중복 장애아동들에 대한 별도의 특화된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 않는 등 중복장애라는 이유로 사실상 교육에서도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11개 시도교육청과 12개 시각장애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조사결과 2007년 말 기준 우리나라 유치부, 초·중·고등학교 과정에 재학 중인 시청각 중복자애 아동 수는 전국에 총 31명으로, 유치부 3명, 초등과정 17명, 중학과정 8명, 고등과정 3명이다.(남 16명, 여 15명).
그러나 중복장애라는 이중의 어려움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재학 중인 학교 형태를 보면 시각장애 특수학교(8개교)에 13명, 시각장애 특수학교 외의 다른 장애 특수학교(5개교) 11명, 일반학교(7개교) 7명 등으로 나타나, 실제 중복장애 아동의 특성에 맞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각 중복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시각 또는 청각 등 어느 한쪽에만 의지해 학교를 다니고 있었으며 심지어 7명은 중복장애를 안고서 일반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난 것.
특히 이들 학생들은 시각장애 아동이나 청각 장애 아동과는 다른 중복장애를 갖고 있어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교육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들을 위한 교육정책은 아직까지 아예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당국은 시청각 중복장애아동의 교육을 담당할 전문교사도 양성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담당 교사의 연수도 실시한 적이 없는 등 사실상 중복장애아동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권위 조사결과 전문 치료교사와 보조 인력도 지원되지 않는 속에서 해당 학교나 담당교사는 개별적으로 필요한 교과내용을 만들어 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장애인복지법 등 현행 관련법과 UN장애인권리협약 등에 따르면 장애 특성을 반영한 교육을 실시하도록 규정돼 있다.
심지어는 중복장애아동에 대한 실태조사 한 번 이뤄지지 않았다. 시청각 중복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이나 교육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기초 자료라 할 실태조사가 기본이지만 지금까지 실태 조사 한 번 없었던 보건복지부는 이들의 현황조차 파악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소수자라는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교육인적자원부와 보건복지부에 각각 이들에 대한 교육정책 수립과 실태조사를 권고했다.
한편 우리나라 시청각장애인 규모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보건복지부에서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가지고 있지만 시청각장애인에 대해 따로 추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시청각장애인 당사자들은 우리나라 시청각장애인 수를 대략 5,000~6,0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일본에서는...
국립전문 기관 운영, 특화된 서비스 제공
우리나라의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지원체제는 미국과 일본 등과 비교해 볼 때도 많은 차이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경우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국립기관으로 1967년 설립된 '헬렌켈러 국립 시청각장애인 센터(HKNC)'가 이들에 대한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이 센터는 전국 규모의 현장 서비스 시스템으로 미국 10개 지역에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상관없이 16세 이상의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를 가진 아동이면 누구나 서비스 대상이다. 센터는 각 대상의 목표, 능력과 선호사항을 고려하여 고객 맞춤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시청각장애아동을 교육하는 학교는 13개교이다.
일본의 경우 미국의ㅣ ‘헬렌컬러 국립센터’와 같은 국가기관은 없지만 1991년에 설립된 ‘국시청각장애인협회’가 통역인 양성과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의사소통 장애가 가장 절실한 점을 감안해 이 부분에 대한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2004년 12월 현재 시청각장애인의 통역 및 활동을 지원하는 도우미는 2,88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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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라는 이유로 교육차별 안돼-시민의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