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영어 몰입 교육은 외국어 교육 모르는 발상”
박재성 전교조 광주지부장,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 지적
이명박 제17대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원’이 새 정부의 교육부문 정책대안과 추진계획을 제시해 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바른정책연구원은 대선 이후 발간한 `바른백서’에서 “지금의 학교 수업은 `죽은 수업’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어 몰입(집중) 교육을 실시하고 자율형 사립고, 기숙학교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교원단체들은 “이 당선인의 교육정책은 미국 부시대통령의 교육정책을 그대로 본 딴 것으로 경제 논리에 효율성만 중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박재성 지부장은 “`아이들이 행복한 질 높은 공교육’과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교육복지’가 실현돼야 하는데 `실적중심, 성적중심의 교육정책’이라는 걸림돌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박 지부장을 통해 이명박 정부 교육부문 정책대안과 추진계획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바른정책연구원이 밝힌 `기초학력 책임보장’과 `초등 영어 몰입교육’에 대해 박 지부장은 “기초학력 보장에 적극 찬성하지만 입으로만 기초학력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지부장은 “이 당선인의 교육정책은 상위권 학생 중심의 교육으로 저학력 학생들이 평가에서 소외되기 쉽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어렵다”면서 “교육재정을 확대해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고 1대 1 수업이 이뤄져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영어 몰입교육과 관련해 박 지부장은 “이 것은 외국어 교육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의 발상이다. 외국어 교육은 모국어를 제대로 쓴 다음 그 바탕 위에서 배울 때 가장 효율적”이라며 “특히 외국어가 영어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외국어 편향(영어)이 가져올 문제점도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율형 사립고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교육학자가 만든 정책이 아닌 경제학자들이 생각해 낸 경제주의적 교육철학이라고 비판했다.
박 지부장은 “현재 학교의 수업은 `죽은 교육’이 아니라 죽게 만들었다”면서 “김영삼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으로 인해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가 확산되면서 평준화 틀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립형 사립고를 20%까지 확대했을 경우 학교 교육이 입시를 위한 교육이 되기 때문에 학교는 죽는다”고 했다.
박 지부장은 “외국자본이 교육시장에 들어오면서 교육을 왜곡시키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뒤 미국자본인 메가스터디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 교육재벌들을 살찌우는 것이 교육을 활성화 시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20명으로 감축’한다는 바른정책연구원의 계획에 대해 박 지부장은 “환영할 일이지만 교육재정 확대 없이는 립서비스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진정한 교육은 정부가 교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회 양극화가 교육 양극화로 전이되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커서 비정규직으로 전락하는 구조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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