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한 사립대에서 저질러진 비리가 놀랍다. 족벌경영에 학교예산을 마치 개인 쌈짓돈처럼 써버리고 교직원 채용과정에서도 금품을 받는 등 그 수법이나 행태가 도저히 대학에서 발생한 범죄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교육당국은 도데체 무얼 하고 있었는지 한심스러울 뿐이다.
순천에 소재한 이 대학의 이사장과 총장은 아내와 남편이다.부총장은 아들, 기획실장은 딸이 맡았다. 조카들도 주요 보직을 차지했다. 이들은 부당하게 편입생을 모집하면서 돈을 받았고 교수나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한 사람당 8000만원에서 1억4000만원까지 받아 챙기기도 했다. 일가족에 의한 족벌경영이 21세기 한국사학에서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이런 족벌경영과 막가파식 비리가 자행되는 동안 대학을 관리·감독해야 할 교육당국은 이를 막지 못했다. 이는 사학들에 대한 교육부의 감시 및 통제기능이 상실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사학비리가 비단 이 대학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미 다른 사학에서도 유사한 비리와 범죄가 적발된 적이 있고 또 다른 사학들도 같은 유형의 범죄가 자행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 이는 우리의 사학 경영이 아직도 가족이나 특정집단에 의해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당리당략에 따라 사학관계법에 접근하고 있어 씁쓸하다.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함으로써 이사장의 권한을 축소시켜 사학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개정 사학법은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난도질 당하는 현실이다.
대학은 사업체가 아니다. 더더욱 일가족의 재산도 아니다. 21세기 우리 사회를 이끌어나갈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고 가르치는 공적인 장이다. 이런 사학을 돈벌이에 악용하고, 당국은 나몰라라 하며, 정치권은 이를 견제할 법적인 장치를 해제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사학비리가 상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사학비리의 주범들을 일벌백계의 차원에서 엄벌해야 한다. 더불어 비슷한 유형의 비리가 저질러질 개연성이 큰 만큼 다른 사학에 대해서도 감시의 눈길을 거둬서는 안된다. 사학비리의 피해자는 대학을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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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비리 교육당국은 뭐했나-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