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에 방영된 `강남엄마 따라잡기’는 서울 강남의 특수목적고(이하 특목고) 열풍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였는데 흥미진진하면서도 사회에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강북의 평범한 엄마가 아들 교육을 위해 무작정 강남으로 이사 온 뒤 기존의 강남 엄마들과 당당하게 맞서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이 드라마의 줄거리다. 강남 엄마들이 중학생 자녀들을 특목고에 진학시키기 위해 학원가를 전전하고 학교에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상황은 작금의 현실 그대로다. 학업성적이 안 올라 고민하던 한 중학생이 자살하는 비극적 상황은 종종 언론에 등장하는 실제 사건과 다르지 않다. 아들을 잃고서야 특목고에 눈이 멀어 자식교육을 망치고 있음을 깨닫게 된 강남 엄마들이 급기야 학원버스에 붙은 `특목고 ○○명 합격’이란 현수막을 가위로 자르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교육부가 지난 6일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의 추가 설립을 불허하겠다고 밝힌 것은 환영할 만하다. 오히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이미 우리 아이들은 입시 지옥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고등학교는 더 언급할 필요도 없고 그 여파가 중학교, 초등학교에까지 미치고 있으니 우리나라 교육의 목표가 `좋은대학 보내기’에 있는 것 아닌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그 중에서도 특목고는 `좋은 대학’으로 가는 필수코스쯤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그로 인한 폐해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교육부의 이 번 결정은 이런 현실을 감안한 결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데 광주외국어고 설립을 추진중인 광주시교육청의 입장은 다른 모양이다. “지역의 우수한 인재가 타지로 빠져나가는 피해를 고스란히 인정하라는 말이냐”며 외고설립 불허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 교육부 결정과 상관 없이 외고설립은 그대로 추진할 태세다. 마치 특목고가 없으면 우수인재 육성이 안되는 것처럼 여기고 있는 듯하다. 걱정이다. 교육당국의 생각이 이럴진대 학부모들이야 오죽하겠는가. 기어이 광주에 외고가 설립될 경우 강남과 같은 특목고 열풍이 광주에서 불지 말란 법이 없다. 아니, 불고 말 것이다. 교육청이 외고설립 추진을 철회해야 하는 이유다. `강남 따라잡기’는 오히려 역작용만 불러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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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고 설립추진 철회하라-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