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육의 문제점으로 입이 닳도록 얘기해온 것이 `입시위주’ `점수만능주의’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인성교육’이란 말 자체가 사치스럽게 들리는 실정이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물론 학교와 해당 지역 교육청들의 관심사는 온통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으로 모아진다. 서울대에 몇 명 합격했느냐가 그 학교의 실력을 평가하는 가늠자가 된 지 오래다. 학부모들은 학교교육보다는 입시학원이나 과외에 더 열을 올린다. 사교육비 때문에 가계가 휘청대도 자녀가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감내해낼 수 있다는 학부모들이 많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학교교육은 대학 입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학생·교사·학부모들은 전적으로 여기에 매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시교육청이 오는 11월 관내 전 중학생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하겠다고 나서 또 다른 논란을 부르고 있다. 중학생의 학력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 등 다섯 과목에 걸쳐 학업성취도를 평가한다는 것. 교육청은 평가결과를 장학계획을 세우고 학습방법을 바꾸는 자료로 삼을 뿐 학교별 개인별 석차를 내는 등의 서열화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원단체와 일선 학교 교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교육청이 아무리 서열화를 하지 않겠다고 해도 일단 시험을 보면 점수를 매기는 것은 기본”이라는 얘기다. 결국 점수따기 경쟁과 사교육비 증가를 초래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까지 더해진다.
물론 교육청의 기대대로 이 평가가 중학생들의 학력저하를 막고 올바른 장학계획을 세우는 소중한 자료로 활용될 수도 있다. 문제는 그 가능성이 낮다는 데 있다. 교육청이 당초 의도했던 학력상승 효과보다는 중학교마저 입시학원화해 공교육을 흔들고 사교육을 확대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훨씬 크다.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이 중학교에까지 생겨날 가능성도 높다. 전교조 등이 이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기대효과보다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훨씬 크고 일선 교사들조차 반대하는 정책을 교육청이 강행하려는 의도를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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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학업 평가 철회하라-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