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고 실습부지·학교숲 활용
`도시형 농업교육’ 산실로 만들자
광주자연과학고(옛 광주농업고등학교)의 실습부지와 학교숲을 보존, 지역민을 위한 도심 녹지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자연과학고 학교재배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광주시교육청이 이 학교의 여유부지 일부를 매각하면서 기 조성된 학교숲과 실습부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서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이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전남녹색연합,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등 4개 단체는 최근 모임을 갖고 자연과학고 발전방향과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의견과 프로그램이 모아지면 오는 10월쯤 광주시교육청에 정책 제안을 할 방침이다.
학부모단체와 환경단체가 자연과학고 교육환경에 관심을 보인 것은 시교육청이 실습부지 일부를 건설업체에 매각하는 바람에 녹지공간이 사라진 데다 재배치 계획도 중단된 상태에서 바람직한 도시형 농업학교 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것. 자연과학고 당면 과제는 학교 재배치 문제다. 시교육청은 내년 5월 쯤 재배치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실습부지 추가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전남녹색연합 박필순 부장은 “자연과학고의 교육 목표인 ‘도시형 농업 교육’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기능성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적인 농업의 흐름을 교육하는 내용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대안으로 실습부지 활용을 들었다. 제주 아라중학교처럼 교사·학생·학부모가 참여하는 ‘초록빛농장’을 만들거나 식물공원을 조성해 학생들의 실습 및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자는 것.
그는 “방치된 상태에 놓여 있는 실습부지와 잘 조성된 학교숲을 잘만 활용 한다면 청소년들의 교육환경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녹색연합이 ‘학교숲 만들기’ 일환으로 예산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교 뒤편에 있는 ‘삼각산’을 숲 탐방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이경희 사무국장은 “지역 주민이 자연과학고를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조만간 마련할 것”이라며 “추진 방향과 내용은 먼저 자연과학고 교사들과 공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시민단체들이 나서는 것은 자연과학고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이며, 지역의 의미 있는 교육시설을 활용해 주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과학고 실습부지를 매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학교공간을 지역주민과 공유하면서 문화공간으로 만들 경우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교육청·학교·지역사회가 연계해 학교 공동체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편 자연과학고 전체 면적은 19만6711㎡(6만5000평)이며, 학교부지는 8만3788㎡(2만8000평), 정원 5059㎡(1800평), 운동장 9533㎡(3200평), 실습부지는 9만8331㎡(3만2000평) 규모다. 시교육청은 자연과학고 재배치사업을 진행하면서 실습부지 9만8331㎡ 중 6만6000㎡를 이미 매각했으며 2009년 3월 개교 목표로 설립을 추진중인 오치여고 부지로 2만6400㎡를 따로 떼놨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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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고 실습부지 학교숲 활용-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