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표시’ 고민하지 마세요
현직 초등교사, 새내기 학부모에 조언
‘담임에게 성의 표시를 어떻게 할까. 우리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학원엘 보내야 하나?’
올해 첫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새내기 학부모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새 학기를 앞두고 학부모와 교사가 ‘속에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는 지난 23일 지부 강당에서 초등학교 신입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새학기 학부모 교실’을 열었다. 이번 학부모 교실은 선배 학부모와 현직 교사를 초청해 새내기 학부모들의 고민과 궁금증을 터놓고 풀어 보는 자리.
학부모 교실에서는 아이들의 학교생활적응에서부터 학교 수업·급식·촌지 등 학교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특히 새내기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어떤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교육하는지 알고 싶어했다.
이날 강사로 나온 치평초등학교 정석 교사는 “초등학교는 유치원과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며 “학교 교육은 학교와 가정 공동 책임이며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의(촌지) 표시 할까 말까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분야는 촌지 문제다.
학부모 교실에서 내린 결론은 촌지는 교사와 학부모간 상담활동을 저해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는 것. 그러나 담임에게 꼭 성의 표시를 하고 싶다면 학년말에 작은 선물을 보내는 것이 좋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한 학부모는 “아이를 맡게 될 담임교사가 어떤 분일지 걱정이 크다. 내 아이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성의’를 보여야 할지도 고민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교사는 “촌지는 교사들에게도 스트레스다. 입학 후 학부모들과의 간담회에서 교사가 먼저 ‘안받겠다’는 자정 선언을 해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촌지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정 교사는 학부모들이 촌지를 주지 말아야 하고, 촌지를 받거나 바라는 부적격 교사들은 퇴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이 살리는 학교 참여, 아이 망치는 학교 참여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는 새내기 학부모들에게 ‘치맛바람’을 경계했다.
모든 아이를 위해 학교에 가는 것은 ‘건강한 학교 참여’이지만, 내 아이만을 위해 찾아가는 일은 ‘치맛바람’이라는 것.
광주지부는 “학부모회나 어머니회 등 학부모 단체가 교사와의 식사, 스승의 날 행사 등 불필요한 일을 계획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불법 찬조금도 학부모들의 잘못된 활동들이 가져오는 폐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등하교시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자원봉사하는 교통안전 도우미, 급식 검수, 도서실 사서 도우미 등 자원봉사 활동은 권장했다.
5학년, 3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교에 자주 찾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입학 후 열리는 학부모 총회 때 참석해 담임교사가 어떤 교육관을 갖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다. 또 시간이 있는 사람은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학원 보내면 공부 잘 할까
부모라면 내 아이가 학습면에서 월등하기를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학습지와 학원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학습지와 학원의 선택은 아이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정 교사는 “저학년 때 학원에 보내면 오히려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수학의 경우 학원은 푸는 방법만 가르쳐 주기 때문에 창의력 발달을 저해한다”며 “학교에서 배우는 정규 교육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학원에 보내기보다는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가능한 한 아이들과 함께 독서를 하는 등 바람직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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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표시 고민하지 마세요-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