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지방선거를 통해 도입됐던 기초의원 중선거구제가 벼랑끝에 몰리고 있다. 중선거구제는 특정정당의 의회 독점을 막고 다양한 정치세력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오는 6월지방선거를 앞두고 ‘4인선거구’로 상징되는 중선거구제가 민주당 일색의 시의회에 의해 반쪽날 위기에 처해 있다. ▶관련기사 2·3·4면
9일 오전 내내 광주시의회 본회의장 앞에선 시민단체와 여성단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소수정당 관계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된 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될 조례개정안을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문제의 조례개정안 핵심은 기초의원 4인선거구를 2인선거구로 쪼갠다는 것.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4인선거구를 분할하는 것은 소수정당의 의회진입을 막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 일색인 광주시의회가 기초의원까지 자기당 사람들로 싹쓸이를 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결국 이날 본회의에서 기초의원 4인선거구 분할을 골자로 한 ‘광주광역시 자치구의회 의원정수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상정되지 못했다.
앞서 조례개정안을 사전 심의했던 행정자치위원회가 내분에 휘말리면서 본회의로 불똥이 튄 탓이다.
일단 `고비’는 넘겼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시의회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기초의원예비후보 등록 전인 17~18일, 다시 임시회를 열어 이 안건을 의결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시의원들의 입장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앞선 시의회 행자위에서도 비록 분란이 있었지만, 4인선거구 분할 문제는 논란거리조차 못됐고,특히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강박원 의장이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밝힌 입장을 봐도 그렇다.
강 의장은 “꼭 4인선거구가 유지돼야만 다양한 정치세력이 의회에 들어올 수 있는 건 아니다”며 “개정조례안에는 2인·3인선거구는 그대로 뒀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측은 민주당이 광주에서 군소정당을 배제하려고 4인선거구를 폐지하는 동안, 대구에선 한나라당이 그 지역 소수정당인 민주당을 배제하기 위해 4인선거구 폐지를 추진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광재 기자 jajuy@gjdream.com
▶의원 정수로 본 선거구제도
소선거구제는 한 선거구 내에서 최다 득표자 1명만 당선되는 제도이고, 중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2~4명을, 대선거구제는 그 이상을 뽑는 선거구제도다. 2인 이상 선출하는 선거구를 중대선거구제라고 함께 부르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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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4인선거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