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게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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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9 14:17: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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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명자 |
 광주드림윤민자.jpg (66.8 KB), Download : 145 |
 싸움 멈출 수 없는 '엄마의 마음' -광주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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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멈출 수 없는 '엄마의 마음'
[광주드림이뽑은올해의인물]
<1>윤민자 인화학교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광주드림이 한 해 동안 만난 사람들은 수백, 아니 수천 명에 이른다. 이들이 지면 위에서 꿈틀대며 자신의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면 광주는 조금 더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다양한 사건과 사고들로 점철된 2006년 한 해 광주드림, 아니 독자 여러분들에 의해 주목받았던 인물들을 선정했다.
지면이나 시간의 한계 등으로 그 인원은 7명으로 한정했으며 선정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추천 등도 감안했다. <편집자 주>
학교 내에서 성폭력을 당하고도 보호받지 못했던 아이들 문제를 수면 위로 끄집어냈고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를 통해 이사진 해임권고까지 나오게 한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광산구청 앞 천막에서, 시청과 법원, 청와대 앞에서 장애학생들이 더 이상 눈물 흘리며 살지 않도록 해달라며 절규해왔던 대책위. 그 중심에 윤민자(36) 집행위원장이 있다.
지난 2005년 6월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여학생이 학교 교직원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며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광주지부장이기도 한 윤 위원장이 11개 단체를 모아 대책위를 꾸렸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어디다 하소연할 수가 없었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사회에서 관심밖에 있던 우리 아이들을 감싸주고 싶었습니다.” ‘엄마’의 마음이었다.
가해자들이 처벌받고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내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대책위와 장애인들은 아직도 광산구청 앞 천막에서 지내고 있다. 법인이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임원해임명령 취소청구를 법원에 낸 까닭이다.
인권위 권고가 나오기 전 청와대 앞에서 삭발투쟁을 했던 윤 위원장의 머리가 어느새 길어버렸다. 또다시 4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공익적 이사진 구성을 위한 길은 순탄치 않다.
윤 위원장은 “요즘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어요. 한쪽에선 대책위에 대한민국 인권상을 주는데 법인은 대책위를 학교 운영권을 가지려는 날강도 집단처럼 취급하고 있죠. 법원이 낸 권고안도 인화학교 문제의 본질을 짚지 못했고요”라며 착잡한 심정을 얘기했다.
1년 반 동안 청각장애인들의 입과 귀가 되어 주었던 윤 위원장. 쉽게 끝나지 않는 싸움을 해오면서 누구보다 힘들었던 것은 그였다.
자신들의 이해득실에만 급급한 법인과 수수방관하는 행정 기관에 맞서기 위해 사회복지사업법·민법·성폭력범죄처벌법·일반 형사법 등 각종 법을 잠 못자며 공부했다.
“얕은 지식밖에 없지만 대책위를 이끌고 가지 않으면 질 수밖에 없다는 무게감 때문에 끝까지 매달렸죠. 내가 조금만 똑똑했으면 이 싸움이 더 빨리 끝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애학생과 학부모, 청각장애인들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힘이 컸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던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청각장애인들은 인화학교 문제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겪어야 했던 갖가지 차별에 대해 그에게 얘기하며 의지하고 있다.
윤 위원장에게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교육청과 학교를 상대로 활동해왔던 학부모가 장애인 문제에 왜 나서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청각장애인들이 절 참 좋아해줘요”라고 운을 떼며 속 얘기를 꺼내놨다. “개인적으로 남의 문제가 아니에요. 남편도 왜소증이 있습니다. 큰 아이, 작은 아이도 마찬가지고요. 큰 아이는 수술을 통해 괜찮아지긴 했는데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사람들이 말렸어요. 그 때 뱃속의 아기에게 약속했습니다. 이 엄마가 널 세상에 태어나게 하지만 힘들지 않게 하겠다고요.”
자신의 아이들, 그리고 지난해 6월 청각장애 학생이 찾아왔을 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윤 위원장은 이 싸움을 멈출 수 없다고 했다.
글=조선·사진=임문철 기자 su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0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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