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살아있는 문화중심도시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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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28일(화) 00:00
지금 우리는 살아있는 역사의 흔적을 지우는데도 무감각해져 있습니다. 2010년이면 5·18민중항쟁이 일어난 지 30년이 됩니다.
광주는 광주다워야 합니다. 역사와 문화를 버리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 현대화를 뒤쫓으면서 오히려 낙후되고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5·18이라는 상징이 비록 멍에처럼 누르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떨쳐낼 것이 아니라 안고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몇 남지 않은 5·18사적지를 지키고 가꾸면서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민주, 인권, 평화를 내세워야 합니다.
옛 전남도청 신본관(별관)은 80년 당시 시민군과 항쟁지도부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입니다. 그동안 전남대 정문을 비롯하여 YWCA, 광주역, 들불야학, 상무대 등이 온전한 모습을 간직하지 못하고 사라지거나 자리를 옮겼거나 바뀌었습니다. 이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선다고 옛 전남도청 신본관을 허물겠다고 합니다.
광주의 문화, 그리고 미래는 누가 뭐라고 해도 5·18의 역사와 함께 가야 하며 5·18을 내세워야 합니다. 가치로 따질 수 없는 역사유산, 문화유산을 지금까지 방치해왔고, 훼손해왔습니다. 그것이 광주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광주 전체가 5·18의 유산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합니다.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문화전당 건립과 운영은 반드시 해야 할 사업입니다. 그러나 그 속을 채우는 일은 또 다른 일입니다. 세계와 교감하고 아시아와 소통하는 일, 광주는 5·18을 내세워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5·18사적지를 온전히 보존하고 지켜내면서 이루어져야 의의가 있습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 화려한 청사진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선거철 공약(公約)처럼 ‘공약(空約)’이 될지도 모릅니다. 비엔날레, 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우린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실패한 원인은 운영의 잘못 등을 말할 수 있지만 결국 정체성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재되어야 할 ‘그 무엇’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5·18로부터 나왔던 대동정신, 민주와 인권, 평화의 가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지켜나가야 문화중심도시 광주가 꿈꾸는 미래는 빛을 낼 수 있습니다. 막연한 개발과 국비와 민자유치를 통해 엄청난 자본이 투여될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가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옛 전남도청 신본관은 5·18의 역사와 정신, 가치를 눈으로 보고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지역 시민사회는 ‘원탁회의’를 통해 보존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이제 어떻게 보존할 것이냐가 남았습니다. 시도민대책위와 5월 단체는 몸속의 신장을 떼 문화전당에 기증하는 심정으로 ‘오월의 문’을 대안으로 내놓았습니다.
진정으로 문화중심도시 광주를 원한다면 정부와 문광부는 ‘오월의 문’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민점기 광주·전남 진보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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