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밀린 국어교육 교육현장 갈수록 홀대
전교조 “국어교육 강화하라” 성명
9일 또 다시 한글날이 찾아왔으나 일선 교육현장에서 ‘국어’는 초라하기만 하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영어교육이 크게 강화되면서 국어교육에 대한 홀대가 우려할 만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광주의 경우 영어교육을 위한 예산이 지난해 13억원에서 올해는 30억원으로 121% 증가했다. 늘어난 예산으로 영어캠프나 영어역할놀이, 거점영어체험센터, 영어마을 조성지원 등이 추진되고 있다. 별도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운영과 영어교사 심화연수, 외국 교원 멘토링 연수에 대한 지원도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한글과 모국어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은 미미하다. 우리말 퀴즈 대회 등 이벤트성 행사조차 없으며 국어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심화연수도 찾아보기 힘들다. 일시적으로 독서교육 활성화를 위해 도서관 담당 인력을 증원 배치했으나 이마저도 공공 부문 구조조정과 예산 절감과 맞물려 교무보조원과 사서보조원, 과학보조원 통합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도서관 담당 전문 사서 인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전교조 광주지부 소속 국어교사들은 8일, 한글 창제 562돌을 맞이해 ‘국어교육 강화 정책 수립’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정부의 무분별한 영어교육 강화 정책으로 일선 학교에서 국어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2009학년도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에서 영어 수업실연과 영어면접을 평가 요소로 반영한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전교과에 걸쳐 다양한 교육내용을 지도해야 하는 초등학교의 교육과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조치라는 것.
이들은 “한글은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만큼 전 세계적으로 과학성과 우수성이 인정된 문자다”며 “영어만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교육정책으로 일선 학교의 국어교육 홀대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우리의 말과 글을 아끼고 발전시켜 나갈 사업들을 고민하고 교육현장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시교육청을 비롯한 교육당국이 전향적인 자세 전환으로 우리말과 글을 지키는 국어교육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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