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에 100개의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도 지자체와 몇몇 사립고를 중심으로 유치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자사고가 ‘부자교육’에 따른 고교 평준화 해체와 교육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특정 자치단체의 선심성 공약이나 사학재단들의 이익과 맞물려 유치 분위기가 조심스럽게 만들어지고 있다.
교과부는 올 12월까지 자사고 설립에 따른 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전국에 100개가 만들어지면 수치상 광주에도 최소한 5개 정도가 들어설 것이라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가장 먼저 자사고 유치를 선언한 곳은 남구청이다. 남구는 진월 택지지구에 자사고 부지까지 점찍어 둔 상태다. 원래는 택지지구 개발에 따라 일반 고등학교가 들어설 자리였으나 시교육청이 학교 설립을 불허해 개발된 학교부지가 공중에 떴다. 인구수에 비해 인근에 고등학교가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남구청은 발 빠르게 택지를 개발한 토지공사와 자사고 유치 공동협약을 맺고, 그 땅에 자사고를 세울 학교법인을 물색하고 있다.
남구의 자사고 유치선언에 대해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조례로까지 정해져 각 구청이 교육 부문에 지원해야 하는 ‘교육경비 보조금’은 거의 내놓지 않으면서 단체장 치적과 곧바로 연결되는 자사고 유치에는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시교육위원회의 한 위원은 “남구청이 정작 중요한 지역 교육 현안에는 등을 돌리고, 보조금 지급 의무도 외면하고 있다”며 “반면 단체장의 치적과 곧바로 연결되는 자사고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교육 철학의 부재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일이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몇몇 사학재단을 중심으로 자사고 유치를 준비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교과부는 100개의 자사고를 신규로 만들어낼 경우 생길 여러 문제점을 감안해 기존 사립고등학교를 자사고로 돌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교육과정 편성 운영에 자율권을 주는 대신 정부가 재단에 주는 재정보조금을 지원해주지 않을 방침이다.
재단의 입장에서는 크게 손해볼 게 없다. 교과 과목과 시간도 마음대로 편성할 수 있고 교사 임금이나 선발기준, 학생 등록금도 현행 교육법과 무관하게 정할 수 있다. 기존 ‘자립형 사립고’의 1년 학비가 1500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손해볼 게 없는 장사다.
특히 자사고 개편을 준비하는 한 재단이 공공연하게 교사들을 압박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광산구의 A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한 교사는 “최근 교장이 공공연하게 자사고 유치에 나설 것임을 강조하며 교사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고 있다”며 “은연중에 처신을 강조하는데 그 말이 자사고 유치 뒤 얻는 교육과정 편성 운영의 자율권과 무관하게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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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뜨거운 감자 되나?-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