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게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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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8 09:4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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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익순 |
 수행평가 아수라장 된 공연장-광주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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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평가 아수라장 된 공연장
16일 문예회관, 학생들 과제로 `몰려’ 혼잡
연주자들 불쾌…“입시위주 교육이 낳은 폐단”
“이제까지 기다렸는데 왜 못 들어가요?” “좌석이 다 차서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지난 16일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 앞. 오후 7시30분 한 피아노 5중주단의 정기연주회가 임박했는데도 소극장 앞은 아수라장이었다.
음악 교과 수행평가인 감상 과제를 하기 위해 학생들이 공연에 몰리면서 벌어진 상황. 문예회관 가까운 한 중학교 1학년 학생 150여 명, 여러 다른 중학교 학생 등 200여 명이 과제를 하기 위해 공연을 보러 온 것. 학생들의 말은 과제를 제출해야 할 시기가 임박했다는 것이다. 이 현장은 입시 위주의 교육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준 현장이었다.
150여 명의 학생들이 온 해당 중학교 음악 교사는 “3월부터 과제를 제출하도록 하는데 아이들이 학원에 쫓겨서 못 가다 과제 마감에 맞춰 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국·영·수 중심의 성적에 내몰리면서 예체능은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닐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다른 중학교의 한 음악 교사는 “그런 기회를 통해 공연장에 가보는 것만으로도 교육이 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부모들이 대신 가는 경우도 있지 않냐”며 “아이들이 공연장에 몰리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 구조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생긴 것이다”고 말했다.
때문에 학생들은 공연을 즐기기 보다는 과제를 해치워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고 연주자들이 학생들의 입장을 꺼려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 기획사 측은 초대권이 있는 어른들 중심으로 입장하도록 했고 좌석이 다 찼음에도 학생들에게 티켓과 팸플릿을 판매해 문제를 키웠다.
학생들은 “공연을 보는 게 목적이지 파는 게 목적이냐. 연주자들이 우리가 입장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화난다”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기획사 측은 “일부 학생들이 숙제라도 하게 티켓과 팸플릿을 달라고 했다. 다른 아이들과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며 “공연이 예상되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기획·준비되는데 학생들이 관람 예절이 없는 경우가 많아 연주자들이 불쾌해한다”고 말했다. 공연장 앞에서 만난 한 학생은 “과제이긴 하지만 공연장을 찾고 음악을 듣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교육 구조가 이렇더라도 부모, 교사, 음악인들, 문화시설 관계자들이 학생들이 문화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배려하지 않는다면 이같은 상황은 계속해서 반복될 수밖에 없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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