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걱정이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공부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잔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가장 왕성한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게 우리 사회는 공부만을 강요한다. 성적지상주의, 입시만능의 교육풍토 아래서 이들이 뛰어 놀 공간은 없다.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심신을 수련할 기회는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
여명이 걷히기도 전에 등교해 밤 10시나 11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 학교가 끝나면 이번엔 사설학원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학원수업이 자정을 넘기는 것은 예사이고 새벽1시나 2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씻고 잠자리에 들면 새벽 2~3시. 그렇다고 늦잠을 허용해주는 것도 아니다. 새벽 6시에는 일어나야 등교시간을 맞출 수 있다. 눈은 반쯤 감긴 상태에서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아침식사 해치우고 또 다시 `고행’의 등교길에 오른다. 물론 지금은 방학이라 조금의 여유는 있지만, 평소 우리 중·고생들의 하루 일과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의 정신건강이 얼마나 피폐해져가는지를 보여주는 조사결과가 공개됐다. 한국사회조사연구소가 전국 도시지역 중·고생 28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인데, “아침에 집에서 일찍 나서고 늦게 귀가한 학생일수록 가출·자살충동을 많이 느낀다”는 것. 학교나 학원이 오래 붙들고 있을수록 학생들의 성적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크다는 얘기다.
교육당국도 중·고생들의 과도한 심야학습으로 인한 폐해가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광주시교육청은 시내 학원들의 영업시간을 밤12시까지로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내놨다. 시의회에 계류중인 이 조례안이 통과되면 일단 학원들의 무제한적인 영업은 규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밤12시까지로 돼 있는 학원영업 제한시간이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물론 지금처럼 이튿날 새벽까지 학생들을 잡아놓는 일은 없어지겠지만 밤12시나 새벽1시~2시나 `오십보백보’라는 생각이다.
제한하려면 적어도 밤10시 정도까지는 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시의회 의결 절차가 남아 있다 하니 심의과정에서 시간을 좀더 당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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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심야영업 제한해야-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