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비 부담도 만만찮네
초·중·고 급식비 등 3년새 16~20% 올라
교수-학습활동비는 줄어 교육의 질 저하
사립대, 등록금 의존율 77% 학부모 고통
박창섭 기자 최현준 기자 2007. 9. 11 한겨레신문
»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 공교육비
2002년부터 중학교까지 전면 의무교육 제도가 도입됐는데도, 급식비·현장학습비처럼 학부모들이 학교에 내는 공교육비 부담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또 사립대들이 운영 수입을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율도 커지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가 초등학교 30곳, 중학교 28곳, 고교 28곳 등 전국 86개교의 2004~2006년 예·결산 내역을 분석해 10일 공개한 결과를 보면, 학부모가 학교에 내는 수익자 부담 경비가 해마다 느는 추세다. 초등학생 1명당 경비는 2004년 39만3천원에서, 2005년 41만6천원, 2006년 42만3천원으로 올랐다. 중학생 1명당 경비도 2004년 40만5천원에서 2005년에는 8.7% 오른 44만원, 지난해는 다시 7.9% 올라 47만5천원으로 늘었다. 의무교육이 아닌 고교에선, 학부모 1명당 납부액이 2004년 94만3천원, 2005년 107만8천원, 2006년 114만2천원 등으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수익자 부담 경비는 현장학습비, 수련활동비, 급식비, 특기적성활동비, 졸업앨범비, 청소년단체활동비, 수준별 보충학습비 등이며, 급식비 비중(65%)이 가장 높다.
반면, 학생 교육의 질에 직결되는 교수-학습활동비 등 학교운영비는 해마다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이들 86개 초·중·고의 평균 학교운영비는 4742만원이었으나 2005년에는 4486만원, 지난해엔 3126만원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교수-학습활동비도 1889만원→1730만원→1164만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박이선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부회장은 “초등학교 학습준비물 학생 부담, 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 징수 등 의무교육을 무색하게 하는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4년제 사립대들이 재정 수입을 학생 등록금에 기대는 비율이 2001년 70.1%에서 지난해 77.4%로 더욱 늘어난 것으로, 국회 교육위원회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이 이날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드러났다.
2001~2006년 재단, 부속병원 등에서 들어오는 전입금은 8.2%에서 9.1%로 약간 늘었다. 하지만 광운·단국·성신여·숙명여·중앙·한국외대 등 35곳이 재단 전입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 등, 법적으로 꼭 내야 하는 법정 부담 전입금 규정을 어긴 대학법인은 114곳(61.3%)에 이르렀다.
사립대들이 지난해 냈어야 할 법정 전입금은 1895억원이었으나, 실제 납부한 돈은 51.2%인 970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체 대학 재정수입의 0.9%에 지나지 않는다.
최순영 의원은 “대학의 재정 건전성이 좋지 않고, 국고 지원이 축소돼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커진다”며 “연간 등록금이 가계 연소득의 12분의 1을 넘지 않도록 하는 ‘대학 등록금 상한제’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창섭 최현준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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