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블랙리스트?
일부학교 “문제있었다·결석많다” 등 이유 전입학 거부
“강제전학시키겠다” 수단으로 악용하기도
[시민기자의 눈]
학생이 거주지를 이전해도 전학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학교에서 복장이 불량하고 결석이 많다는 이유로 전학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지역 일부 중·고등학교에서는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에게 전학을 권유하거나 반강제적으로 전학시키는 사례도 비일비재해 학부모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김모씨는 최근 광산구 송정동에서 신창동으로 이사를 했다. 김씨는 딸(중2)을 전학시키기 위해 다니던 중학교에서 서류를 떼 ㅅ중학교에 전입학 절차를 밟았으나 전입학 불가 판정을 받았다. 복장이 불량하고 결석 일수가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씨는 다음날 학교에 찾아가 통사정을 한 뒤에야 딸을 가까스로 전학시킬 수 있었다.
광산구 ㅈ중학교에 다니는 윤 모양은 집안사정으로 갑자기 충남 논산으로 이사를 갔으나 논산의 모중학교로부터 결석일수가 많다는 이유로 전학 불가 판정을 받고, 다시 ㅈ중학교로 돌아와야 했다. 결국 윤양은 ㅈ중학교에 복귀하지 않았고, 자퇴를 했다.
서울에서 광주 모 중학교로 전학 온 구 모양은 전학온 지 3개월 만에 다시 서울로 전학해야 할 사정이 생겼다. 전학상담을 했지만 서울 모중학교로부터 `전학 불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구 양이 서울에서 학교 다닐 때 문제행동이 있었다는 것이 그 이유.
이처럼 대부분 중학교에서는 전학신청을 해오면 과거 학교에서의 행적 등을 문제삼아 `불가 판정’을 내리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 학생들의 과거 행적이 `블랙리스트’처럼 따라다녀 다른 학교 생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광주시교육청 전입학 규정에 따르면 이사 등 전입학 사유가 발생하면 현재 다니고 있는 중학교에서 재학 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을 떼, 새 거주지 중학교에 전입학 접수를 하면 곧바로 처리된다. 교육청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일선 중학교에서는 이같은 규정을 대부분 어기고 있다. 모든 전학생은 용모 등 1차 면접 심사에 통과해야 하고, 다니던 학교생활에 문제가 없었음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2차 심사를 통과해야 전입학이 결정된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다닐 학교여서 대항할 엄두도 못내고 저자세로 사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더욱이 일부 학교에서는 전학을 문제학생에 대한 생활지도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많아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최근 광주 ㅅ중학교 한 교사가 두발자유를 주장하는 학생을 체벌하는 과정에서 “강제전학 시키겠다”고 협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ㅊ고등학교에서도 과도한 두발 규제에 대한 항의표시로 한 학부모가 자녀를 자퇴시켰는데, 역시 학교측은 이 학생에게 전학을 강요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봉산중학교 장정화 교사는 “자기학교 문제아는 다른 학교에 쉽게 전학시키려 하면서 다른 학교에서 전학 오는 학생들은 꼬투리 잡아 안 받으려 하는 것은 교육자이기를 포기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교사는 “문제가 있는 학생은 강제로 전학보내지 말고 생활지도를 통해 가르쳐야 한다”며서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에게 강제 전학을 보내면 학교는 결국 학생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전학담당자는 “자녀를 원하는 학교로 전학시키기 위해 위장 전입하는 경우가 있는 데, 위장전입을 제외하곤 모든 학교에서는 전학온 학생들을 받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박삼원 시민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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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블랙리스트-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