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들의 부적절한 관행들이 척결되지 않고 있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개선됐다지만 아직도 여전하다.
대표적인 것이 학부모 동원과 촌지다. 신학기를 맞아 최근 광주지역 학교에서 학부모 동원사례가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초등학교는 이른바 ‘풀 뽑기 자모회’를 구성했다고 한다. 1개반 당 3~4명씩 50명을 모집해 돌아가면서 학교 화단 등의 풀뽑기 자원봉사를 했다는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학교 주변의 교통정리는 기본이고, 교실 환경미화도 학부모 몫이 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교사들 체육행사에 학부모들이 동원돼 음식을 준비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동원은 학부모들에게 큰 부담이다. 말은 자율이라 하지만 빠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이들에게 혹여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노심초사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오죽했으면 다른 사람을 구해 대신 보내기까지 했겠는가.
학부모 동원이 육체적 노동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반장 부모들끼리 일정액씩을 갹출해 공금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하여 돈없으면 아이 반장 시켜선 안된다는 말까지 나돈다.
물론 어린 나이의 자녀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경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혹은 교사들의 힘이 닿지 않는 부분에 대해 학부모 지원이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학교도 예산부족 문제 때문에 학부모 지원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부모 동원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지금 우리의 초·중학교는 의무교육 대상이다. 교육의 모든 것을 국가가 책임지고 맡아 하는 것이다. 예산·인력 부족을 이유로 학부모 지원에 의존한다면 이는 온전한 의무교육이 될 수 없다.
어떤 경우라도 학부모 동원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촌지수수도 여전하다. 아이를 맡겨놓은 입장에서 부모의 마음이 영 편치가 않다. 그래서 내키지 않는 촌지 발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대상 학부모 중 18.6%가 지난 1년 동안 촌지를 제공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학부모들은 촌지의 성격을 ‘뇌물’로 받아들였다.
이런 부적절한 관행이 근절되려면 교사들의 인식전환이 급선무다. 아무리 강력한 제재수단이 마련된다 해도 교사 스스로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개선이 어렵다. 내년엔 이런 내용의 기사나 사설이 신문에서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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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학부모에 의존할텐가-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