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험 안 봅니다”
일제고사 거부 초·중생 48명 오늘 체험학습
학부모·교사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31일 초·중학교 교과학습 진단평가(일제고사)가 실시되는 가운데 시험을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떠나는 학생들이 지난해 10월 학업성취도 평가 때보다 크게 늘었다. 또 진단평가를 하루 앞둔 30일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광주지역 교사들이 결의대회를 갖는 등 일제고사를 둘러싼 교육현장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광주시민모임’(이하 광주시민모임)에 따르면 광주지역에서 48명의 학생이 31일 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을 선택했다. 지난해 10월 학업성취도평가 때 광주지역에서 5명이 체험학습에 참여한 것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광주시민모임 관계자는 “학교 서열화나 사교육비 증가 등 일제고사의 문제점이 많이 알려지면서 체험학습에 대한 공감대가 커졌다”며 “48명의 학생들과 함께 학부모 9명도 체험학습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을 통해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되새길 계획이다. 31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전 10시 영산강 생태체험에 나선다.
오전에는 담양의 습지를 둘러보고 풍영정에서 점심을 먹는다. 오후에는 영산강과 광주천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가 하천습지 탐사를 진행한다.
체험학습 참가자가 크게 늘면서 교육당국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체험학습 참가자 전원을 무단결석 처리할 방침이다. 또 체험학습에 동조하는 교사들의 엄중 징계 방침도 세워두고 있다. 일선학교도 체험학습 참가를 결정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해 참가 만류 설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전남 교육연대 관계자는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에 비해 체험학습 참가자가 크게 늘면서 시교육청도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학교장이 직접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체험학습 참가를 만류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광주지역 교사들은 30일 오후 5시30분부터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반대 광주교사 결의대회를 열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일제고사 반대 서명에 참여한 광주지역 교사들의 숫자도 공개됐는데, 이 날 현재 2189명의 교사가 서명했다.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학생들을 시험지옥으로 몰아넣고, 공교육을 붕괴시키는 일제고사를 막아내는 것은 교사들의 첫 번째 사명이다”며 “창의성을 말살하고, 사교육을 조장하는 일제고사의 중단을 위해 교사들은 교육적 양심을 걸고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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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험 안 봅니다-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