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급 `멋대로’ 편성
광주시교육청, 장애인교육법 무시
올해 광주지역 일선학교 특수학급 편성 기준이 바뀐 장애인교육법을 무시한 채 세워져 논란이 일고 있다. 법적 규정을 지키려면 학급수가 크게 늘어야 하지만 교사 부족 탓에 그럴 처지가 못 된다.
정부가 장애인들의 학습권 보장 명목으로 장애인교육법을 개정해 놓고 필요해진 교사 채용은 외면해 아무 실효 없는 법 개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9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광주지역 공립학교 내 특수학급 편성기준은 유치원 과정 4명, 초등부 과정 6명, 중등부 과정 8명, 고등부 과정 10명으로 편성됐다. 사립 특수 학교의 경우 고등부 과정만 8명으로 공립보다 2명 적다.
문제는 시교육청의 학급편성 기준이 2007년 개정돼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된 장애인 교육법에 위배된다는 것.
달라진 장애인교육법의 가장 큰 골자는 한 학급을 구성하는 학생 수이다. 이전에는 12명 이하로 한 학급을 구성했지만 지금은 유치원은 4명, 초등학교 6명, 중학교 6명, 고등학교 7명을 기준으로 한 반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수교사가 부족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지만 교과부가 정부의 공무원 수 동결 방침에 따라 채용이 어렵다는 입장만 강조했다”며 “현실적으로 개정된 법에 따라 특수학급을 늘리는 게 어려워져 학급 편성기준의 학생 수를 불가피하게 늘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광주지역의 경우 특수교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중학교는 가장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광주에는 29개 중학교에서 40개 특수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개정된 법을 적용해 보면 18개 학급이 늘어나야 하며 특수교사 역시 최소 18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올해 중학교에 신규 채용된 특수교사는 2명에 불과했다.
더구나 시교육청이 그 동안 공립 특수학교에 설치, 유지해온 중증 정서장애 학생 학급을 폐지해 장애학생을 둔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또 광주선광학교 소속 중증 장애인 시설 순회 학급 수도 1학급으로 줄여 중증 장애인들의 교육여건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논란이 가중된다.
광주장애인부모연대 박찬동 사무국장은 “기껏 법을 개정하고 특수교사를 채용해주지 않아 논란인 상황에서 시교육청이 중증정서장애 학생 학급마저 폐지했다”며 “장애인교육법은 분명 장애인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제정된 것인데 법 제정 후 오히려 교육여건이 열악해지는 이상한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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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급 멋대로 편성-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