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 떠나요”
24일 교사·학부모 등 전남도교육청서 기자회견
학교·학생 서열화 부추기는 일제고사 중단 촉구
김영대 기자zero@siminsori.com
지난해부터 부활한 일제고사가 체험학습을 승인한 교사 파문과 성적 조작 등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오는 31일 치러질 시험을 앞두고 교사·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광주·전남시민모임은 24일 광주에 전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의력을 말살하고 학교와 학생을 서열화하는 일제고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31일 일제고사를 기어이 강행하고 이에 불참하는 학생에게 결석처리 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교과부의 태도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또 “일제고사 평가 결과가 학교등급화, 학교평가, 인사반영 등으로 이어진다면 교육청 간, 학생 간 무한 경쟁으로 인해 교육 현장은 약육강식의 정글로 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폐해가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전남도교육청에서는 전남 전체학교를 상대로 시험을 치르고 성적을 집적하려 하고 있다”며 “교과부 눈치보기와 이명박 교육 정책 코드 맞추기에 급급한 도교육청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점기 광주전남 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청주, 여수, 대구, 부산에서 몸을 던져 일제고사의 폐해를 알리는 아이들의 불행한 이야기에 가슴이 아프다”고 전하며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농어촌, 산촌, 도시와 상관없이 아이들은 균등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권리마저 뭉개버리는 MB정부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교사·학부모들은 과거 경험했던 일제고사에 대해 설명하며 잘못된 관행을 그대로 따르는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뤄졌다.
하우영 광주전남 교육연대 공동대표는 “과거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암기 밖에 없었다”며 “음악 등 예체능 과목도 시험을 위해 음표를 숫자로 외워 지금은 악기 하나 다룰 수 없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그 동안 이런 시행착오를 거쳐 바꿨는데 지금 다시 일제고사를 시행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반문하며 “획일화와 서열화를 조장하는 이 시험은 소수자들의 잔치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는 25일과 30일에도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광주·전남 교사 결의 대회를 이어가고 31일 시험 날에는 영산강 일대로 체험학습을 떠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광주지역 한 중학교에서도 체험학습을 승인해줬다가 교장과 교감이 징계를 받기도 했다. 김정섭 전교조광주지부 정책실장은 “이런 이유 때문에 체험학습을 허가해 달라는 것은 현장 선생님들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해 체험학습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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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 떠나요-시민의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