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위한 `시험과의 전쟁’인가
올해 고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느끼는 입시교육의 현장은 한마디로 살벌하다. 겨우 학교배정이 끝났을 뿐인 지난달부터 시교육청 및 학교 주관의 반 배치고사가 3차례나 이어졌고, 학교별로 산더미같은 과제물이 주어졌다. 물론 개학과 동시에 시험은 계속 이어진다. 3월까지만 무려 6차례의 시험을 치르는 학교도 있다. 거의 매주 시험을 보는 것으로 과히 ‘시험과의 전쟁’이라 하겠다. 그 뿐인가. 입학과 동시에 보충학습·자율학습 등으로 귀가시간이 10시를 훌쩍 넘긴다.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들은 ‘심화반’이란 틀로 편입돼 자정 가까이가 돼서야 하교한다. 부모들은 늦은 시간 직접 차를 몰고 학교에 와서 자녀의 늦은 귀가를 돕는다.
상황이 이러할진데 고교생이 됐다는 뿌듯함, 새로운 친구를 사귀거나 자신의 적성을 찾아보려는 여유는 꿈조차 꿀 수 없다.
학생들은 ‘꿈많은’ 학창시절은 포기하고 스스로를 채찍하며 ‘입시지옥’이란 환경에 적응하려 애쓴다. 부모들도 아이들이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모든 개인적 일들은 포기하며 ‘지옥의 레이스’에 함께 돌입한다. 2009년 한국사회 입시교육의 단면이다.
학교교육은 국가의 장래를 이끌어갈 능력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고유의 기능이다. 하지만 다양성과 창의성을 포기한 이런 획일적 교육방식이 유능한 인재양성으로 이어질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21세기형 인간은 단순한 지식의 습득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할 수 있는 통합적·창의적 지식을 요구하고, 나아가 공동체적 정신과 인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요구한다. 한데 우리의 교육은 여전히 전근대적 교육방식에 머물러 학생과 학부모들을 획일적 경쟁의 틀 안으로 몰아넣고 있다.
사실 학생 모두가 다 공부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학생은 체육과 음악을, 또 어떤 이는 미술을, 그리고 사회복지나 봉사, 농업, 기술 등 각각의 분야에 관심갖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의 적성을 파악해 이를 살려나갈 수 있는 개인별 맞춤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이다. 헌데 입학과 동시에 아이들을 획일적 방식으로 시험전쟁에 내몰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아이나 국가의 미래보다는 학교의 명성을 위한 방편이 아닌지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개인별 능력차는 존재한다. 시험에 의한 평가가 최선이 아니라면, 또 다른 기준에 의해서도 평가되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다양성과 창의성을 회복하는 것만이 공교육이 정상화되는 길이다. 교육당국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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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위한 시험과의 전쟁인가-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