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교사선발권 거둬들여야
광주의 한 사립학교 재단 이사장이 “교사 채용과정에 비리가 있었다”며 시교육청에 감사를 요구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그는 시교육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학교의 부당한 교사채용 과정을 폭로하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자신이 몸이 아파 병석에 누워 있는 동안 일부 재단 이사와 학교 행정책임자가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사람을 합격시키는 등 교사선발을 부당하게 진행했다는 것.
이 뉴스가 충격을 준 것은 그 내용 때문이 아니다. 비리를 폭로한 사람이 재단 이사장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이다. 학교 구성원들이 `이사장이나 재단관계자들의 교사채용 비리’를 고발했던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재단 내부에 어떤 속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교사채용의 전권을 쥐고 있는 재단 이사장이 폭로한 내용이니,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그에 상응한 조치가 뒤따라야 하겠다.
사립학교의 교사채용 비리가 어디 이 뿐이겠는가?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게 교육계 안팎의 정설이다. 자체적으로 교사를 선발하는 대부분의 사립학교들에서 다양한 형태의 부정과 비리가 있어왔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재단 관계자의 전횡이 비일비재하고, 시도교육청의 고위간부나 학교운영위원장 등의 입김과 청탁, 거액의 금품거래에 의해 교사선발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심지어 교사채용 과정에 수천만 원, 많게는 억대의 금품이 학교발전기금이나 장학금 형태로 학교 측에 제공되고 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있다.
이제 더는 두고 볼 수 없게 됐다. 다른 곳도 아니고 교육현장에서 이뤄지는 이같은 부정부패를 근절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무얼 가르칠 수 있겠는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립학교 교사채용, 그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재단에 주어져 있는 교사채용권한을 국가나 시·도 교육청이 거둬들이면 된다. 따지고 보면 사립학교 교사들은 공무원이나 마찬가지기 때문. 그들은 사학재단에 소속돼 있을 뿐 신분과 대우는 공립학교 교사들과 하등 다를 게 없다. 교원지위 특별법에 의해 임금이나 정년 등을 보장받으며 국가로부터 임금을 지급받는다. 그러니 채용도 국가나, 국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교육청의 책임 하에 이뤄져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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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 교사선발권 거둬들여야-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