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로 체력 향상되나
시교육청, `건강체조 경연대회’ 10월 계획
“정규 체육시간 외면하고 1회성 행사 집착”
광주시교육청이 정규 체육시간에 대한 투자는 인색한 반면 이벤트성 체육 경연대회에는 열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규교육 과정에 없는 체육 종목으로 경연대회를 열고, 일선학교의 참가를 강요해 학교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21일 광주 지역 일선학교 교사들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해에 `음악줄넘기대회’에 이어 오는 10월엔 `새천년건강체조 경연대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체육 경연대회의 실시 이유로 학생 비만 처치와 기초체력 향상을 들고 있다.
문제는 일회성 이벤트 행사에 많은 예산과 학생들이 동원된다는 것. `새천년건강체조 경연대회 계획안’에 따르면 관내 초등학교 3·4·5·6학년과 중학교 1·2학년 학년 당 1학급이 참가대상이다. 참가규모는 초등학교가 약 520개 팀이며 중학교는 약 160개 팀이다. 아직 관련 예산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소요 예산으로 3억7700여 만 원이 잡혀 있다.
시교육청은 일단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을 통해 대회를 진행하고, 부족한 부분은 학교별로 예산확보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열린 음악줄넘기대회에도 관내 초·중학교에서 각 한 팀 씩이 참여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 A 씨는 “정작 일선학교의 체육시간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데 시교육청이 정규교육 과정에도 없는 1회용 체육행사에 열을 올린다”며 “말은 자율이라고 하지만 참가도 강제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새천년건강체조나 음악 줄넘기는 정규 체육교과 과정에 포함된 종목이 아니다. 또 참가여부도 학교가 자유롭게 결정하기 어려운 구조다. 시교육청은 체육 경연대회 참가 여부 및 성적을 학교평가 때 학교체육 평가자료로 활용한다. 특히 새천년건강체조 경연대회의 경우 참가실적이 없는 학교는 학교평가 시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한 중학교 교사 B 씨는 “학교평가 자료로 활용되니 학교장이 나갈 것을 강요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대회에 참가한다”며 “참가하는 학생들과 지도교사는 하루 진행되는 이벤트성 대회 참가를 위해 몇 달을 준비해야 한다”로 토로했다.
반면 일선학교의 정규 체육시간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시교육청은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는 소홀하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여교사 비율이 월등히 높아 체육시간 기피현상이 뚜렷하다. 여름이나 겨울에는 운동장 수업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학교가 적지 않으며 체육 전담교사도 부족한 실정이다.
또 다목적 강당이 없어 날씨에 따라 실외 체육수업이 불가능한 학교도 적지 않다. 광주 시내에 다목적 강당이 없는 학교는 초등학교 19개교, 중학교 5개교, 고등학교 5개교 등이다.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학생 비만처치와 기초체력 향상을 지키려면 1회성 대회를 할 게 아니라 정규체육 시간을 제대로 진행해야 한다”며 “초등학교의 체육전담 교사는 턱없이 부족하고, 다목적 강당이 없는 학교도 많은데 시교육청의 체육시간에 대한 투자는 인색하다”고 말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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