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교육정책이 경쟁으로 바뀌면서 초등 공교육까지 흔들릴 거라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현행 교육 과정 지침을 어긴 채 거의 모든 초등학교들이 지필고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학생 개개인에게 성적을 공개하는 학교도 급증하고 있다.
광주지역 140개 초등학교들은 12월 중순 기말고사를 실시했다. 2학기 학업성취 수준 파악이 이유였는데 많은 학교들이 학생 개인 성적통지표를 만들어 집으로 발송했다. 이전까지는 성적 공개를 하더라도 시험지를 통한 개인 성적 공개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들어 반 평균과 학년 평균을 첨부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초등학교의 성적 공개가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학부모들이 학교교육보다 사교육을 더 신뢰하게 되는 공교육 약화현상이 초등학교에까지 나타나고 있다.
자녀가 ㅇ초교에 다니는 학부모 A 씨는 최근 아이를 3군데 학원에 등록시켰다. 겨울 방학 직전 학교에서 기말고사 성적표를 보내왔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아이의 개인 성적만 기입돼 있었지만 이번 성적표에는 학년 평균이 첨부돼 있었다. 전체적으로 아이의 성적이 학년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아이의 성적만 볼 때는 몰랐는데 과목별 학년 평균이 첨부되니 비교가 돼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며 “학년 평균에 못 미치는 3과목을 겨울방학 동안 집중적으로 보완시키기 위해 학원에 등록시켰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지필고사를 실시하고, 이에 따른 성적 공개를 실시하는 학교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지역에서 중간·기말 등 지필고사를 실시했던 초등학교는 85개교로 전체의 62%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그러나 올해는 중간고사의 경우 전체 140개 학교 중 118개(84.29%)가 실시했다. 기말고사는 정도가 심해 단 한 곳만을 제외한 139개(99.29%) 학교가 실시했다. 심지어 ㅇ초 등 3개교는 월말고사까지 실시했다.
지필고사를 실시한 후 교사가 성적을 공개한 학교도 140개교 중 91개교(65%)나 됐다. 특히 지난 12월 기말고사 실시 후 ㅇ초 등 10여 개 학교들은 학년 평균과 개인 점수를 기입한 성적 통지표까지 배부했다.
광주시교육위원회 장휘국 위원은 “현 정부의 경쟁 기조에 광주시교육청도 일정 부분 동조하면서 지역 초등학교까지 학력위주 경쟁교육이 심화되고 있다”며 “올해는 광주에서 초등학생이 성적을 비관해 자살한 사건까지 발생한 만큼 전교 평균까지 첨부해 성적을 공개한 학교에 대해 철저한 행정지도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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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성적 반, 학년 평균까지 공개-광주드림 
